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29일,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힌다면 회담에 앞서 뉴욕 등의 북-미 양자접촉 채널 재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 “北 복귀뜻 밝히면 뉴욕 접촉 검토”**
2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힐 차관보는 이날 오후 서울 남영동 미 대사관 공보문화원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갖고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다면 회담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사전에 북-미 접촉이 가능한가’란 질문에 “그런 제안은 긍정적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뉴욕 채널 가동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지난 2월 북한이 6자회담을 거부한 뒤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뉴욕 채널 등을 이용해 양자접촉에 나설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북-미 양자접촉은 지난해 11월 30일과 12월 3일 뉴욕채널 등을 이용해 이뤄진 바 있으며 당시 조셉 디트러니 미국 대북협상 특사가 북한측과 접촉한 바 있다.
그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전제로 뉴욕 등의 사전 접촉도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만약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든 6자회담에 복귀할 의사가 있다면 이를 우리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6자회담 틀 안에서 유연설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 그 틀 안에서 비공식적인, 양자적인 방법으로 대화를 하고 싶다거나 본 회담 사이사이에 협의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다면, 그런 제안들은 수용한다는 자세”라며 회담내에서의 양자접촉 의사도 재차 밝혔다.
그는 아울러 “만일 북한이 회담 테이블로 복귀하고 기존의 제안에 반응을 보이고 자신들의 제안을 내놓는다면 대화를 할 수 있다”면서 “공식적으로,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 6자회담에서 관련국 구경꾼으로 만들면 용납못해” **
그는 그러나 “우리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은 북한이 6자회담을 북-미간 대화로 바꿔 다른 관련국들을 구경꾼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해 북한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난 3월 31일 북한 외무성이 6자회담을 군축 회담으로 하겠다는 담화를 발표한데 대해서도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며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그는 “북한을 포함한 6자회담 참여국들 사이에 회담의 목적에 대한 합의를 했다”면서 “북한이 일방적으로 이 회담의 전체 성격을 바꿨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북한이 얼마나 고립됐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북한을 고립시키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는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임무로 본다면 북핵 문제야말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안보리 회부 논의를 극단적이고 적대적인 조처로 보는 것은 솔직히 조금 낯설다”고 말해 회부 비판 지적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아울러 “김정일 위원장을 부드럽게 대하고 감싸줌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 전례가 그리 많지 않으며 현실을 냉엄하게 직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북한이 매우 반민주적 국가이자 권위주의적 정권이며, 매우 고립된 국가라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회담 복귀 지연에 대한 중국의 태도’에 대해서는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의 초청을 북한이 거절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내 인상으론 중국이 기분이 좋은 것 같지 않다”면서 “북한의 회담 복귀 거부는 중국 외교, 북-중 관계에서도 좋은 징조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밖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6자회담과 관련해 눈에 띌만한 진전이 없는데도 이른 시일안에 북한을 방문한다면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해 조기 방북 가능성을 낮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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