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마이어스 미국 합참의장은 26일(현지시간) 이라크 주둔 미군의 소탕작전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저항세력은 1년전과 마찬가지라고 인정했다. 아울러 지난해 '중요한' 테러 발생건수가 2003년에 비해 세 배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테러와의 전쟁으로 세계가 보다 안전해졌다"는 조지 W. 부시 미대통령 주장의 허구성을 드러냈다.
***美합참의장, “이라크 저항세력 1년 전 그대로”**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이날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함께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항세력의 현재 모습은 거의 1년전 모습 그대로”라며 “저항세력의 능력은 마찬가지인 상태라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그는 또 “그들은 (여전히) 밀어붙이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해, 이라크 주둔 미군이 지난 1년간 저항세력을 완전 소탕하겠다며 무차별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아무런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을 공식 인정했다.
그는 아울러 “저항세력의 공격 횟수는 하루 40차례에서 5,60차례로 약간 올라갔다”면서 “지난주에도 약간 올라갔다”면서 최근 저항세력의 공격이 다시 거세지고 있음을 시인했다.
실제로 1월말 이라크 국민의회 선거 이후에는 저항세력의 공격이 일단 기세가 수그러드는 듯 했으나 최근 다시 불붙어 민간 상용 헬리콥터가 격추돼 미국인 6명 등 11명이 사망했고 이라크전에서 사망한 미군 수도 1천5백명을 넘어섰다. 저항세력의 공격은 특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종전 선언' 2주년이 되는 오는 5월 1일을 앞두고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이어스 의장은 이어 “이라크에서 필수적인 것은 이라크 정치 과정이 제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해 이라크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라크 내각이 빠른 시일안에 구성돼 각 부처가 제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헌법 제정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라크 정치인들에게 3개월간에 걸친 대립을 끝내고 조속히 정부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럼즈펠드 장관도 "정치경제적 안정이 저항세력에게 승리할 요인"이라고 강조하면서 “저항세력을 격퇴하는 것은 미국과 연합군이 아니다. 이기고 지는 것은 우리 문제가 아니며 저항세력을 격퇴할 사람들은 이라크인들”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중요’ 테러건수 2003년보다 세배나 증가, 부시 타격 불가피 **
한편 2004년도 전세계 테러 발생건수는 2003년에 비해 세 배나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로이터 통신은 전날인 25일 미 국무부와 정보부서 관리들로부터 전세계 테러 발생건수에 관한 브리핑을 받은 미 의회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2004년 전세계 ‘중요한’ 테러 발생건수는 6백50건으로, 2003년의 1백75건에 비해 세 배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수치가 특히 충격적인 것은 2003년도에 발생한 1백75건도 지난 1982년 이후 가장 많은 집계치였으나, 한 해사이에 이를 세배나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테러 기준으로는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1만달러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한 테러로 규정됐다.
미 정부는 이처럼 테러 발생건수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 의회 관계자들에게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의 폭력 건수 증가 ▲미 정부내 테러 감시 요원 수 증가로 이전에는 테러 건수로 잡히지 않던 사건들이 포착된 점 등을 든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은 그러나 “테러 발생이 세 배나 증가함으로써 부시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테러와의 전쟁을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삼고 있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난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미 국무부는 지난주에 더 이상 테러리즘에 관한 연례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고 이제는 데이터 조사를 새로 신설된 국가대테러센터(NCTC)가 할 것이라고 밝혀 수치를 숨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또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4월 테러 피해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내용이 담긴 테러리즘 보고서를 내놓고 부시 정부의 테러 근절 노력이 성공을 거두었다고 주장했었으나, 각종 이의가 제기되자 그해 6월 수치가 대폭 증가한 수정 보고서를 다시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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