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호감을 갖고 있는 정당은?" "호감을 갖고 있는 정당이 없다(56.5%)"
"한반도 평화에 위협을 가하는 국가는?" "미국(54.8%), 일본(22.7%)"
"남북한의 향후 진로는?" "상호 인정하는 안정적 분위기 속에서 점진적 통일(71%)"
1986~1987년에 태어나 '6월 민주화 항쟁'과 '88 서울 올림픽'을 기억하지 못하는 세대, 사춘기가 시작할 무렵 IMF사태로 가족과 국가가 뿌리째 흔들리는 것을 경험한 세대, 2002년 월드컵과 미군 장갑차 사건을 경험하며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며 타인과 연대를 경험한 세대. 일명 '광화문 세대'로 불리며 오는 2007년 첫 대선을 치르게 될 올해 대학 신입생들의 정치ㆍ사회 의식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이들 신입생들은 정치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을 표시하면서도, 미국ㆍ일본을 견제하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지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감 가는 정당, 정치인 없다"**
<교수신문>은 26일 전국 5개 권역 대학 6백30명의 신입생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신입생 생활 실태 및 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신문은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무작위로 대학을 선정한 후, 다양한 전공의 학생이 모일 수 있는 교양 수업 시간에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서울ㆍ경기 33.9%, 강원 12.7%, 경남ㆍ경북 24.5%, 전남ㆍ전북 14.8%, 충남ㆍ충북 14.1%로 분포됐고, 전공별로는 인문계 24.9%, 사회계열 13.3%, 상경계열 23.7%, 자연계열 13.7%, 공학계열 4.1%, 사범계열 17.8%, 기타계열 2.7%로 분포됐다. 성별로는 남학생 43.3%, 여학생 56.2%, 성별 미응답 0.5%였다.
이들 학생들은 '가장 호감을 갖고 있는 정당을 고르라'는 주문에 과반수가 '호감을 갖고 있는 정당이 없다(56.5%)'고 답했다. 응답한 학생들은 열린우리당(17.5%), 민주노동당(12.9%), 한나라당(8.9%), 민주당(0.8%), 자민련(0.3%) 순으로 답했다.
해당 정당의 선택 이유에 대해서는 당의 정책(44.4%), 당의 이미지(43.7%) 등을 꼽았으며 지역(5.2%)을 꼽은 학생은 매우 적었다. <교수신문>은 "학생들이 객관식 문항임에도 '정치에 관심 없다'고 따로 적을 정도로 정치에 대한 지독한 불신을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호감도가 높은 정치인 3명을 묻는 질문에서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1백78표), 노무현 대통령(1백60표), 고건 전 국무총리(1백53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1백50표),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1백45표)이 선정됐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1백5표), 이명박 서울시장(95표),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74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73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42표)이 뒤를 이었다. 이 조사에서도 '호감가는 정치인이 없다'거나 응답하지 않은 학생이 25.9%에 이르렀다.
***"한반도 평화 위협 가하는 국가는 미국․일본"**
이들은 한반도 평화에 위협을 가하는 국가로 미국(54.8%)과 일본(22.7%)을 지목해 기성세대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외교ㆍ안보관을 보여줬다. 북한을 지목한 학생은 14.0%에 불과했다.
통일과 관련해선, 50.5%의 학생들은 '남북한 상호체제 유지 및 자유로운 교류'를 원했고, 20.5%의 학생들은 '민간에서 정치 분야로 점진적 통합'을 선호했다. 요컨대 71%에 이르는 대부분 학생들이 2000년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에 기반을 둔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점진적인 통일이 이뤄지는 것을 지향한 것이다.
'현 상태 유지(16.2%)'나 '남한 흡수통일(9.7%)' 등을 선택한 학생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뉴스는 인터넷으로 접해", "책, 교재 포함해도 한달 2권도 안 읽어"**
이들 학생의 과반수는 인터넷 포털(50.3%)을 통해 뉴스를 접했고 TV(27.8%)가 그 뒤를 이었다. 종이신문을 꼽은 학생은 13%에 불과했으며, 선호하는 일간지는 <한겨레>(31.0%), <중앙일보>(17.1%), <조선일보>(13.7%), <동아일보>(11.7%) 순이었다.
대부분의 학생(76.5%)은 대학교재를 포함해도 한 달 독서량이 2권 이하에 불과했으며, 여가 시간의 상당 부분(55.4%)에 컴퓨터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학생들은 성공하기 위한 요건으로 능력(4백44표), 인맥(3백46표), 학벌(3백21표) 등을 꼽아, 능력을 우선시하면서도 인맥과 학벌을 아직 우리 사회의 핵심 성공요인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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