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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성 '환경문제'로 수천여 주민 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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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성 '환경문제'로 수천여 주민 폭동

주민들 "경찰들, 일본놈들보다 더 나쁜 놈들" 분노

중국에서 환경문제로 주민들이 공권력을 격퇴하고 일시적으로 마을 전체를 장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가디언, "중국 저장성 마을, 주민 수천명 폭동"**

12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 등 외신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저장(浙江)성 둥양(東陽)시 화시(畵溪)진 주민 3천여명이 지난 10일 환경오염에 항의해 철야시위를 벌이던 할머니 2명이 경찰에 의해 숨졌다는 소식에 폭동을 일으켜 경찰 수십명이 다치고, 관용차량 50여대가 파괴됐다.

<가디언>은 목격자들의 말을 빌어 "지난 3월23일부터 20일간 한 화학약품 공장밖에서 철야농성을 벌여온 이 마을의 노인 2백여명을 지난 10일 둥양시 경찰과 건설관계 공무원들이 나서 시위대 주변에 설치된 대나무 가림막을 강제철거하고 강제해산하는 과정에 2명의 할머니가 경찰차에 치여 숨졌고, 이에 격분한 주민들이 폭동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노인 시위대는 화시 산업단지에 화학공장 증설에 반대해 "우리 땅을 돌려달라.우리 자손들을 지켜달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걸고 시위를 벌여왔다. 시 당국의 계획에 따르면 이 산업단지에는 화학공장과 농약공장 등 10여개의 공장이 이전될 예정이다. 이 소식을 접한 주민들이 환경오염으로 견딜 수 없다며 시위에 나선 것이다.

AFP 통신도 "이날 오후 최류탄과 전자진압봉,방패 등으로 무장한 3천명의 폭동 진압경찰대가 급파돼 치안을 회복했으나 이 과정에서 경찰차 중 50여대의 유리창들이 부숴졌다"고 전했다.

둥양시는 이같은 보도와 관련, "사망자는 없다. 불순한 동기로 주민들이 퍼뜨리는 유언비어"라고 반박하면서도, 폭동사실에 대해선 "주민 수천명이 돌과 몽둥이, 톱 등을 들고 경찰과 공무원들이 집합해 있던 화시중학교를 급습해 30명 이상이 다치고, 그중 5명은 중상"이라고 폭동 발발을 시인했다.

***중국주민들, "경찰들, 일본놈들보다 더 나쁜 놈"**

이번 사태의 보다 정확한 진상은 홍콩언론들에 의해 생생히 전해지고 있다.

13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현장 르포기사에 따르면, 마을회관에서 만난 왕샤오메이(王小梅.70)씨는 “당시 경찰 3천여명이 들이닥쳐 소몰이 막대로 맞섰다”면서 “그 놈의 경찰들, 일본놈들보다 더 나쁜 놈들”이라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마을 주민들은 “공무원들이 지난 2001년 13개 화학업체에 부지를 넘기면서 농사를 짓던 땅을 빼앗겼으며 공장이 들어선 2002년 이후에는 질병이 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장에서 배출되는 매연으로 눈이 따끔따끔해지더니 갑자기 수많은 주민들이 아프기 시작했으며 지난 한 해에만 무려 9명이 사생아나 기형아로 태어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빼앗긴 농토를 되찾는 것이며 다시 야채를 키울 수 있게 되고 마을을 흐르는 개울이 깨끗해지는 것”이라며 “결코 보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 중국의 농부들은 토지를 정부로부터 30년간 임대받고 있다.

초고속 경제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도 이제 환경문제라는 부메랑에 직면하기 시작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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