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하면 입부터 막고, 정부 홍보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말래요."
"파헤쳐진 4대강! 식수가 없어 물 길으러 갑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한 20명 남짓의 사람들이 모였다. 급식비가 없어 수돗물로 배를 채우는 결식 아동부터, '4대강 삽질' 때문에 식수가 없어 물 길으러 가는 아낙까지, 옷차림도 가지각색. 국민주권운동본부 소속 '생기발랄행동단' 단원이 정부의 4대강 사업과 무상 급식 정책에 반대하며 거리 공연을 펼친 것.
▲ "선관위는 MB만 좋아해!" 국민주권운동본부 '생기발랄행동단'이 거리 공연을 펼치고 있다. ⓒ프레시안(선명수) |
▲ 이날 거리 공연을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비롯한 교육 정책, 무상 급식 정책을 꼬집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프레시안(선명수) |
▲ 거리 공연을 펼치던 참가자들을 경찰이 "미신고 불법 집회"라며 막아서고 있다. ⓒ프레시안(선명수) |
그러나 애초 세종문화회관에서 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행진을 하며 거리 공연을 이어나가려고 했던 이들은 곧바로 경찰에 의해 제지 당했다. 종로경찰서 측은 "정치적 구호를 외치는 미신고 불법 집회"라며 이들을 둘러싸고 해산을 명령했다.
참가자들이 "집회 식 행진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바라는 바를 표현하면서 평화롭게 걷는 '올레' 식 걷기 행사"라고 항의했지만, 경찰은 해산 명령을 반복할 뿐이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2010유권자희망연대·4대강사업저지를위한범국민대책위원회 등은 이들의 공연에 앞서 '4대강 죽이기 사업 중단, 친환경 무상 급식 실현을 바라는 유권자 올레'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산과 물이 아름다웠던 우리의 국토를 검붉은 흙탕물과 회색 시멘트로 바꾸어 놓는 4대강 사업, 우리 국민의 30퍼센트만이 서민이라며 750만 명 학생의 30퍼센트만 선별 급식을 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해 유권자의 정당한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유권자 올레'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서 "지난 2007년 12월, 국민의 한 표가 우리의 국토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우리 아이들이 한 끼 식사에서 어떤 차별을 받게 됐는지 직시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정부와 집권 여당의 오만한 정책을 막아내고 심판하자"고 호소했다.
한편, 이들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서울광장-명동을 잇는 '유권자 올레'를 시작으로 인천과 경기도 지역에서도 정부의 4대강 사업과 무상 급식 정책을 비판하는 유권자 캠페인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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