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존 볼튼 유엔대사 지명자는 11일(현지시간)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일본의 진출을 적극 지지한다"면서도“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부정적 전망을 내놓아, 최근 중국의 거센 반발로 '작전상 후퇴'를 해야 하는 미국 극우의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볼튼 美유엔대사 지명자, “日상임이사국진출 상황 더 복잡해져”**
12일 일본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미정부내 극우파로 유명한 볼튼 지명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나와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서는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일본은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매우 강력한 자격을 갖춰왔고 최근 수년간 이는 더욱 강해졌다”고 말해 일본의 진출을 지지하는 미국 극우의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그러나 이어 “(현재의) 복잡한 상황이 더욱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해, 당초 미국의 의도와는 달리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이 힘들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그 이유로는 최근 확산되고 있는 중국내 반일 시위 격화를 거론하며 “중국 고위 관리들에 의해 조성된 대중들의 반일 감정과 결합된 이번 집회는 상임이사국이 되겠다는 일본의 열망에 매우 긍정적인 태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해, 미국이 당초 입장을 바꾼 근원이 중국의 반발때문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상임이사국 구성원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기는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여, 당초 오는 9월 상임이사국 진출을 희망했던 미국과 일본의 극우들의 '플랜'이 사실상 무산됐음을 시인했다.
***“北 안보리 회부 실질적 가능성”**
볼튼 지명자는 이밖에 이날 청문회에서 북핵문제와 관련 “북한과 이란이 그들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유엔 안보리에 회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북핵문제를 유엔 안보리로 끌고가고자 하는 미국 극우의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북한과 이란을 언급하며 “우리는 이들 국가들이 대량파괴무기 추구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안보리에 회부할지도 모른다는 실질적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안보리가 이러한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에 대한 행동에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해 실패한다면 안보리의 안보문제에 대한 역할은 약화될 것”이라며 “인준을 받는다면 안보리와 협력해 이러한 심각한 위협들에 맞서 의미있는 행동을 취하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정보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시인하면서도 “대량살상무기를 다루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두 나라의 위협이 실제적이라는 것에 공감대가 이뤄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했을 때 국제원자력기구(NPT) 이사회를 통해 북한을 안보리에 회부해야 한다고 만장일치로 합의했으나 6자회담이 아직 끝나지 않아서 안보리가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6자회담을 진행시키는 게 어렵다는 것을 무시하는 게 아니나 제3차 6자회담이 열린지 10개월째며 그동안 회담 재개를 위해 상당기간 기다려 왔다”고 덧붙였다.
***볼튼 인준 통과 여부 두고 논란, 반대 시위도**
한편 이날 볼튼 지명자 인준 청문회에서는 인준에 반대하는 방청객 3명이 인준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여 청문회가 잠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볼튼은 안돼"라는 구호를 외치다 곧바로 의회 경위들에게 퇴장 당했으나 볼튼 청문회가 험난할 것을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볼튼 지명자는 그동안 국무부에서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을 역임하면서 대표적인 네오콘으로 활동해 국제적으로는 그의 정책에 상당한 반감이 조성돼 왔다. 이에 따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그를 유엔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했을 때 그의 대외 강경 일방주의 노선을 우려하는 커다란 반발이 제기돼 왔었다.
그는 또 과거에 유엔의 존재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을 계속해서 한 바 있어 이날 청문회에서도 그의 호전적인 시각을 민주당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공격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따라 이날 청문회에서는 민주당 상원 외교위 위원 8명이 모두 반대를 표방하고 있어 자칫 잘못하다가는 볼튼의 인준은 부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상원 외교위원회는 10 대 8로 공화당이 민주당에 우세한 상황이나 공화당 의원 1명이라도 이탈한다면 9 대 9가 돼 볼튼의 인준은 무산된다. 볼튼의 인준이 무산된다면 부시 대통령도 정치적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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