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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재벌, 조세회피지에 11조5천억달러 은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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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재벌, 조세회피지에 11조5천억달러 은닉

연간 260조 탈세, 다국적기업들까지 합하면 '천문학적 탈세'

호주출신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이 조세회피지 상장을 통해 1천억달러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폭로한 영국의 일간 <가디언>이 이번에는 27일자(현지시간) 일요판 <옵서버> 를 통해 "머독을 포함한 세계적 부호들이 절세를 위해 조세회피지에 빼돌린 재산이 무려 11조5천억달러(약 1경1천7백조원)에 달한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이같은 방식을 통해 연간 2천5백50억달러(약2백60조원)의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갑부들, 조세회피지 은닉 재산만 11조5천억달러"**

이같은 조사결과는 회계사와 이코노미스트들의 모임인 조세정의네트워크(TJN)가 국제결제은행(BIS), 메릴린치, 맥킨지 등의 자료에 기초해 추정한 수치다. 그러나 11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 조세회피 재산에는 다국적기업들의 조세회피지 은닉 재산은 포함되지도 않은 것으로, 이들의 은닉 재산까지 합할 경우 그 규모는 더욱 급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리처드 머피는 "조세회피재산을 수치화하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조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미 공개된 자료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기관들이 제공하는 정보만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옵서버>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보도하며 "TJN의 이번 조사는 신뢰도가 높다"면서 "세계 최고의 부호들이 이같은 탈법적 절세 등을 통해 연간 벌어들이는 자산만 연간 8천6백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세계의 내로라하는 갑부들이 탈세를 통해 재산을 증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옵서버>는 "호주의 루퍼트 머독, 영국의 소매업 재벌 필립 그린, 인도의 철강왕 라크슈미 미탈 그리고 한스 라우징 같은 세계 최대 부호들은 모두 조세회피지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시민단체들은 환경과 무역에 대한 규제를 추진하듯 조세회피도 공격 대상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TJN의 대표 존 크리스텐슨은 "조세회피가 증가한다는 것은 이 시대의 명확한 위기 중 하나"라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이 시대의 가장 근본적인 변화 중 하나는 돈과 부자들의 기동성이 매우 뛰어나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때문에 부자들은 점점 일반 사회와의 접촉을 기피하는 한편 납세 의무를 느끼지 못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의 반(反)사회성을 꼬집었다.

이에 앞서 24일 <가디언>은 "호주 출신의 세계적 미디어재벌 머독이 버뮤다 증권시장 상장으로 5억파운드(약 9천6백50억원)에 달하는 자본이득세와 2천2백만파운드(약4백25억원)의 인지세 등 1조원 이상을 합법적으로 회피할 수 있게 됐다"며 "머독은 버뮤다 상장협상을 마무리 한 뒤 한 달 만에 맨해튼 센트럴파크 맞은 편에 있는 2천2백만 파운드(약 4백25억원) 방 20개짜리 3층 호화저택주택을 사들였고, 다시 며칠 뒤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또 한 채의 저택을 매입했다"고 폭로했었다.

***전세계는 지금 탈세 붐, 미국이 규제반대의 선봉**

조세회피지를 통한 탈세는 최근 국내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한 예로 미국계 투자펀드 뉴브리지캐피탈이 제일은행 매각으로 5년만에 투자원금 5천억원의 두 배가 넘는 1조2천억원의 차익을 챙기고도 말레이시아의 조세회피지를 거쳐 투자하는 방식을 통해 양도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말 한미은행을 씨티은행에 팔아 6천억원의 차익을 남긴 칼라일펀드 역시 말레이시아의 조세회피지를 거쳐 투자하는 방식을 취해 세금을 내지 않았다.

이같은 조세회피지를 통한 탈세는 당초 헤지펀드 등 국제투기자금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카리브해의 인구 24만명의 초미니국가 바하마를 비롯해, 영국식민지 버뮤다, 케이맨 등 소득세를 받지 않는 국가나 지역에 법인을 설립한 데에서 비롯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세계적 재벌들과 다국적기업들이 앞다퉈 세금을 내지 않고 이곳을 이용하고 있어 국제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조세회피지 붐이 거세게 일자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에도 조세회피지가 잇따라 만들어져, 구미자본의 아시아투자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시아의 재벌그룹들 가운데도 이곳을 이용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세회피지를 통한 탈세에 대한 국제적 비난여론이 높아지면서 이들에 대해 규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으나, 미국 금융당국이 "국제금융자유화에 역행한다"는 이유로 이에 반대하고 이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규제에 반대하는 것은 헤지펀드의 90%를 미국이 운용하는 등, 미국이 국제금융자유화의 최대수혜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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