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인근 인도양에서 28일(현지시간) 밤 리히터 규모 8.7의 강진이 발생해 연안국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공포에 휩싸였다. 일단 지난해 말에 발생한 최악의 쓰나미와 같은 거대한 해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사망자가 최소 2백96명에 달하고 있으며 사상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도양서 진도 8.7 강진 발생, 지난해말 강진 진앙지와 인접**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밤 11시 9분(한국시간 29일 새벽 1시 9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연안 인도양에서 리히터 규모 8.7의 강진이 발생했다.
미국연방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북서쪽으로 1천4백 km 떨어져 있는 수마트라섬 북서쪽 시볼가 해안에서 발생했으며 USGS는 당초 지진 규모가 8.2라고 발표했다가 수시간 뒤 8.7로 상향 조정했다.
진앙지는 시볼가 해안에서 2백5km 떨어진 해저 30km 지점으로 지난해 12월 26일 최악의 쓰나미를 불러일으켰던 진도 9.0의 지진이 발생한 지역과 인접한 곳이다.
지진 진동은 수마트라섬에서 3분여간 지속됐으며 진앙지에서 반대쪽인 인도네시아 메단과 말레이시아 페낭, 싱가포르, 태국, 인도, 스리랑카 등에서도 지진의 여파가 느껴질 정도로 강력했다.
***쓰나미 공포 확산...일단 거대 해일은 발생하지 않은 듯**
지진 발생 직후 진앙지가 지난해 12월 지진 발생 지역과 인접해 있고 규모 또한 당시 지진에 맞먹는 급이어서 또다시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급속히 확산됐다. 40년만에 최대로 기록된 지난해 지진과 쓰나미로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스리랑카 등 인도양 연안국 등 11개국에서 17만4천명이 숨지고 10만6천명이 실종됐으며 이재민만도 1백50만명에 달했었다.
지진 발생 직후 태평양 쓰나미 경보센터는 “이번 지진이 광범위하고 파괴적인 쓰나미를 야기할 수 있어 진앙지에서 1천 km 내의 모든 해안지역 주민들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연안국 정부에 경고했다.
이에 인도양 연안국들은 즉시 텔레비전, 라디오, 경찰 확성기 등을 통해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연안 지역 주민들에 긴급 대피령을 내렸으며 주민들은 공포에 휩싸여 오토바이와 트럭을 타고 고지대로 대피했다. 한밤중에 발생한 일이라 스리랑카 등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을 깨우기 위해 사원 등의 종을 긴급히 울려 대피 소식을 알리는 긴박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지난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반다아체 지역은 아직 피해 상황이 수습이 되지 않은 상황에 또다시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자 수천명이 옷가지만을 챙긴채 임시 거주처이던 텐트와 가옥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와 고지대로 긴급히 향했다.
현재는 그러나 쓰나미 발생 가능성이 많이 줄어든 상태로 인도네시아 태국 등은 경보 발령 3시간만에 경고를 해제했으며 스리랑카와 인도도 발령 수시간만에 해제했다. 다만 호주 기상국에 따르면 코코섬 등 인도양 섬들에 설치된 측정장치에서 25c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돼 서부 호주 전역에 해수면 상승 경보를 발령했다.
***날 밝으며 피해상황 속속 드러나, 최소 2백96명 사망**
하지만 날이 밝아오고 피해 상황이 속속 보고되면서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 상황이 드러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쪽으로 1백25km 떨어져 있는,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인 니아스 섬에서는 수백채의 가옥들이 파괴되는 등 주택의 70% 이상이 무너지는 적지않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섬의 구눙시톨리시의 아구스 멘드로파 부시장은 지방 라디오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진으로 2백96명이 숨졌다”고 밝혀서 시간이 갈수록 피해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얀 에겔란트 유엔 인도지원담당 사무차장은 긴급 브리핑을 갖고 “진앙지 인근 지역에 공포감이 퍼져 있다”면서 “진앙지 인근 12개 나라에 있는 모든 유엔 기구들과 연락, 피해 여부를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마트라지역에 1천명 이상의 구조대원들이 있으며 날이 밝는대로 헬기를 띄워 조사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 비상근무체제 돌입 “우리 국민 피해 없는 것으로 파악”**
한편 우리나라 정부도 이번 지진과 관련 29일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지난해 쓰나미 발생 당시 한국인 교민 피해가 적지 않은 점에 비춰 피해가 또다시 발생할 것을 우려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교통상부는 이와 관련 29일 우선 “현재까지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태국, 스리랑크, 인도,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 관련국 주재 대사관과 상시 연락을 유지하면서 관련 상황 파악과 함께 우리 국민들의 안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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