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조 불법도청 사건'과 관련, KBS 노조가 정연주 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한나라당도 정 사장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나 민언련은 정 사장 퇴진 요구는 "지나친 대응"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히는 등 정 사장 책임소재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책임소재가 어디 있는지는 설명할 필요도 없다"**
한나라당은 25일 '공영방송에서 도청이 웬 말인가?'라는 논평을 통해 이번 사태를 신랄히 비판했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공영방송 KBS에서 노조회의 도청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도덕성이 어디까지 추락했는가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국민의 세금인 시청료가 도청에 쓰였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 부대변인은 "그동안 KBS는 개혁의 이름으로 우리사회에 대대적인 메스를 들이댔다. 그런데 가장 먼저 메스를 들이대야 할 곳은 바로 공영방송이었다"며 "노조회의의 도청을 한 공영방송은 그 어떤 말로도, 논리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확한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질 사람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아랫사람의 과잉충성이라고 해도 그 책임소재는 어디 있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지 않는가?"라고, 정연주 사장의 퇴진을 압박했다.
***"노조의 정 사장 퇴진요구는 정치공세로 비칠 수도..."**
반면에 민언련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 조사와 관련자 문책을 촉구하면서도, KBS노조가 정연주 사장 퇴진을 요구한 데 대해선 "지나친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조회의를 도청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만큼 철저한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며 "따라서 사측과 노조가 함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건이 직원 개인의 '과잉충성'인지, 아니면 노무팀, 또는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인지에 대해 한치라도 의혹이 남지 않도록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언련은 "아울러 진상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는 이번과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벌어지지 않도록 책임자 및 관련자를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그러나 노조의 정연주 사장 퇴진요구와 관련해선, "우리는 이번 사건을 두고 정연주 사장의 직접적인 개입정황이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노조가 '자진 사퇴'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지나친 대응이라고 본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언련은 "KBS 노조가 정연주 사장의 '개혁' 노선에 반대하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노조의 이런 대응은 '정치공세'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KBS 노조가 이 사태에 현명하고 이성적으로 대처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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