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중국 등에 대북 압박을 강화하라고 요구하고 나섰으나 중국은 아무런 확신을 주지 않아, 북핵문제를 놓고 중-미간에 갈등이 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을 방문중인 박봉주 북한 내각총리는 22일 "북한은 6자회담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여건이 조성되면 언제든 회담에 참가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NYT, "中, 美의 대북 압박 요구에 확답 안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수행했던 미국 고위 관리들은 22일(현지시간) "중국 정부 지도자들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대북 압박을 높일지 여부에 대해 아무런 확신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은 지난 20~21일 아시아 6개국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중국은 특히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갖고 있다"면서 대북 설득 및 압박강화를 요구했었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을 만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 등 중국 최고위 관리들은 북한에 어떤 특별한 압력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북한과 다시 대화를 나눌 것이라는 단순한 언질만 했다.
라이스 장관이 방중을 마치며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엔 안보리 상정 등 다른 선택을 취할 가능성을 처음으로 밝힌 것도 바로 이같은 중국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한 반응일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은 이에 앞서 라이스 장관의 방중 전에 북한이 회담에 복귀할 경우 얻을 수 있는 것을 알도록 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미국의 제안을 다시 한번 언급하도록 라이스 장관에 요청했다고 이들 고위 관리들은 전했다.
라이스 장관이 지난 20일 방한기간중 반기문 외교 장관과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북한은 미국이 여러차례 북한을 침공하거나 공격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던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리고 북한이 전략적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6자회담내에서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고 언급한 것은 바로 이러한 중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전언이다.
***"中, 북핵문제 인식 美와 똑같지 않아"**
NYT는 중국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중국이 북핵문제를 부시 정부와 똑같은 방식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면서, 중국의 미온적인 대북 압박 동참 반응이 중-미간 다른 전략적 인식에 기인한 것임을 시사했다.
NYT는 또 "중국 관리들은 북한이 8,9개 정도의 사용가능한 핵 장치를 가지고 있다는 미국 정보기관들의 평가를 의심해 왔다"면서 "중국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통한 핵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데 대해서도 모호한 태도를 보여왔다"며 중국의 미온적인 반응의 배경을 분석했다.
NYT는 아울러 일부 지역전문가들을 인용,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 체제가 갑자기 붕괴하거나 미국이 군사 공격 결정을 내리는 것을 북한이 실험을 아직 하지도 않은 소량의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보다 더욱 우려스런 사태로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그러나 중국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만일 중국이 대북 압력을 높이지 않으면 북한 핵프로그램을 봉쇄하기 위해 북한 주변 국가들의 도움을 얻으려는 부시 정부 전략의 중심 토대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면서 "대북 협상이 쓸모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부시 정부내 강경파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北박봉주 총리, "6자회담 포기 안해, 여건되면 언제든지 참석"**
한편 22일부터 중국 방문을 시작한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원자바오 총리와 회담을 갖고 "북한은 6자회담을 반대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여건만 조성되면 북한은 언제든지 6자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박봉주 총리는 이어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핵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계속해서 이 목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 노력해 온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원 총리는 "북핵문제는 동북아 평화와 안전에 중요하다"면서 "중국은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핵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며 각 국국의 이해에 부합한다"면서 "중국은 공정한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회담을 촉진해 나갈 것이며 각국은 성의와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회담을 마친 뒤 박 총리와 원 총리는 투자 증진과 환경문제에 대한 상호협력 협정에도 서명했다. 북한측도 22일 '투자장려 및 보호에 관한 협정'과 '환경협조에 관한 협정'을 조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했다.
한편 박 총리는 23일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안부인사와 함께 북핵 6자회담 관련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이며 후 주석의 방북 초청 및 일정도 자연스레 협의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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