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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北核 대리실험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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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의 北核 대리실험 가능성 낮아”

<글로벌시큐러티> 대표 주장에 국내 전문가들 회의적

미국의 군사안보 전문 사이트 <글로벌시큐러티>의 존 파이크 대표가 16일(현지시간) “1998년 파키스탄에서 두 차례 핵실험이 있었으며 그 두 번째 핵실험은 북한이 행한 첫 번째 핵실험”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 국내전문가들은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시큐러티> 파이크 대표, “파키스탄의 1998년 핵실험, 北위한 대리 실험”**

존 파이크 대표는 이날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1998년도에 플루토늄탄과 우라늄탄을 실험했다는 거의 확정적인 증거를 우리는 갖고 있다”면서 “파키스탄으 그해 두차례 핵실험을 했고 두 번째 실험은 사실 북한의 첫 번째 핵실험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미국 정보당국에서는 두 번째 실험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해낼 수 있었다는 정보수집 결과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1998년 당시에는 파키스탄이 플루토늄탄을 만들만큼 충분한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면서 북한에서의 플루토늄 제공 가능성 등을 시사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증명하라고 한다면 증명할 수는 없다”면서도 파키스탄이 북한의 핵실험 대리인이었다는 주장의 또다른 ‘정황 증거’로 “두 번째 실험 장소가 첫 번째 장소에서 굉장히 떨어져 있었다”며 “첫 번째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을 두 번째 실험을 한 사람들과 만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떨어진 곳에서 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파키스탄에서는 첫 번째 실험의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했지만 2차 실험의 비디오테이프는 우리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파키스탄이 대리 핵실험을 은폐하기 위해 공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첫 번째 실험은 길게 수평으로 돼있는 터널에서 행해졌고 준비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인 반면 두 번째 실험은 땅속으로 깊숙이 파들어간 곳에서 했으며 다른 것에 비해서 상당히 빨리 할 수 있는 실험”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주장은 북한이 2.10 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 선언을 한 뒤 북한의 핵개발 능력과 핵실험 가능성에 높은 관심이 모아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핵실험은 북한이 스스로 보유했다고 주장한 핵무기를 공개적으로 공표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다음 단계로 취할 조치는 핵실험일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강정민 원자력정책센터 박사, ‘대리핵실험’ 신빙성 낮게 봐**

파키스탄의 대리 핵실험 주장에 대해 일단 국내 전문가들은 신빙성을 낮게 봤다.

강정민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박사는 파이크 대표의 주장에 대해 우선 “파키스탄이 1998년 당시 플루토늄을 얼마나 추출했는지는 모르나 생산단계였다”면서 파이크 대표가 파키스탄이 플루토늄 미보유 주장에 의문표를 달았다.

강 박사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문제 전문가들 중에서도 이 문제에 천착해서 연구하는 전문가들과 계속해 접촉해 왔으나 이들로부터 그런 주장을 들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면서 “글로벌시큐러티의 파이크 대표는 물론 이 분야에서 많이 알려져 있으나 기술적으로 얼마나 사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파이크 대표가 내놓는 증거들은 북한으로 바로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는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파키스탄의 대리 핵실험 주장은 일본에 있는 북한 전문가인 김명철이라는 사람을 통해서도 이미 제기된 바 있다”며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재일동포 김명철 박사는 국내 월간지 <말> 3월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핵실험에 성공했고 실제로 기폭실험을 여러번 했다”면서 특히 1998년 파키스탄의 핵실험이 사실상 북한 핵실험의 대리시험이었다고 주장했었다.

***고유환 교수, 정욱식 대표 등 “북-파키스탄 거래 이뤄졌을지 의문” **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사실 확인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면서도 “문제는 파키스탄이 해줬을 가능성이 있겠냐”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고 교수는 “이는 북한의 문제라기보다는 파키스탄의 문제”라면서 “물론 미사일 기술 교환설 등이 있으나 이는 매우 위험한 것이라 양국간에 실제로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이어 “파키스탄의 핵 프로그램이 북한의 핵프로그램과 비슷해 파키스탄의 핵실험 결과를 공유할 수도 있으나 북한의 설비를 가져가서 핵실험을 하는 것은 관련국가들의 감시가 심한 상황에서 이뤄 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핵실험은 국제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고 핵보유와 관련해 중요한 조치인데 다른 나라에서 실험했다는데 근본적으로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도 “그 당시 북한이 핵실험을 할 정도로 충분한 플루토늄을 확보했는지조차 현재로선 모르는 문제”라면서 “핵무장 옵션을 그당이 가질 만한 유인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정 대표는 또 “대리 핵실험이 발각 되면 파키스탄에게도 엄청난 국제적 압력이 분명한 상황에서 파키스탄이 칸 박사 차원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정치적 파장을 무릅쓰고 대리핵실험을 했을 가능성”을 낮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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