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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公사장 해임 파문, "사상최대 흑자에 웬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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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公사장 해임 파문, "사상최대 흑자에 웬 해고?"

오강현 사장 "법적대응", 노조 "산자부 외압, 강력대응"

한국가스공사 비상임이사회가 임기의 절반을 남겨둔 오강현 사장 해임결의안을 전격적으로 통과시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공사 이사회가 사장 해임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과정에 산업자원부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오사장과 노조로부터 산자부의 '가스공사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이사회, 노조 집회 용인 등 6가지 이유 들어 오강현 사장 해임 결의**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임시 비상임이사회에서 오 사장 해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15일 밝혔다. 가스공사는 이에 따라 오는 28일 경기도 분당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정기주주총회를 31일로 연기하고 장소도 서울 리츠칼튼 호텔로 옮긴다고 밝혔다.

현재 가스공사 이사회는 상임이사 5명,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장 해임 안건은 사외이사들로만 결정하도록 돼 있다. 진념 전 재정경제부 장관 등 모두 6명의 사외이사들이 결의한 사장 해임 안건은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참여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확정된다. 현재 정부 지분이 51.3%에 이르러 가결이 확실시된다.

이사회는 오 사장 해임 사유로 ▲가스 산업구조 개편을 위한 노사합의 도출 실패, ▲가스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 용인, ▲정부 방침과 달리 노사 합의로 교대근무 체제를 4조3교대에서 5조3교대로 전환, ▲국정감사장에서 노조 집회 방치, ▲정부와 협의 없이 가스 도입 물량 감축, ▲2004년 11월 비상근무령이 발동됐을 때 협력사 사장단과 골프 회동 등 모두 6가지를 제시했다.

***오 사장, "부당한 결정, 법적대응 등 모든 수단 강구할 것"**

이같은 이사회 결정에 대해 국제회의 참석차 스페인 출장중인 오 사장은 이날 즉시 불복하고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오 사장은 사내 전산망에 올린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공기업의 자율 경영을 지원해야 할 비상임이사회가 외압에 굴복해 불법ㆍ부당한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연민의 정을 느낄 뿐 비난하고 싶지 않다"며 "어떠한 어려움을 겪더라도 이번 결정에 대해 엄정한 법적 조치를 취해 이러한 불행한 사태가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불복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이사회 결정은 참여정부가 추진중인 투명하고 자율적인 공기업 경영 원칙에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가스공사의 한 관계자는 "오 사장은 2003년 9월 취임한 뒤 2004년 사상 최대 매출에 사상 최대 순이익 기록 등 그 동안 거둔 경영 성과가 뛰어났고 노조와도 비교적 관계가 좋았다"며 "일방적인 이사회의 결정은 누가 봐도 무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 사장이 산자부 방침을 일방적으로 따르지 않은 것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노동조합, "산자부의 부당한 개입, 가만 보고만 있지 않겠다"**

가스공사 노동조합도 성명을 통해 이사회의 사장 해임 결의안 통과를 강하게 비판했다.

가스공사 노조는 "이사회의 사장 해임 결의는 산자부의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이는 산자부가 자신의 입맛대로 산하기관을 통제하기 위해 경영 자율을 침해하고, 노조를 말살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가스공사 노조 관계자는 "열거한 군색한 해임 사유에서 알 수 있듯이 오 사장이 산자부 방침대로 따르지 않아 산자부에서 오 사장 대신 자기 '입맛'에 맞는 후임자까지 물색해뒀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산자부가 산하 공기업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구태의연한 관행에 문제제기하기 위해서 해임 결의안 통과에 반대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산자부는 "가스공사 이사회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친 것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누가 봐도 매끄럽지 못한 이번 해임 결의안 통과는 청와대의 공기업 자율경영 방침이나 최근 부패방지위원회가 권고한 주무부처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과 정면 배치돼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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