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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는 절대로 임시직을 쓰지 않는다"

[화제의 신간] 경영 고전 30권이 말하는 '인간중시경영'

대통령을 '국가의 최고경영자(CEO)'라고 부르고, "가정도 경영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그만큼 '경영'이라는 개념이 일상화된 셈이다. 그러나 정작 '경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명확치 않다. 경영학이 학문으로 인정받은 것이 1백년여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1백년 역사의 경영 고전 30선, '경영 교양해설서'**

<경영의 교양을 읽는다>(더난출판 간)은 이 시대에 '경영'이 하나의 교양지식으로 습득할 대상이라는 전제 위에서 1백년 역사의 경영 개념의 핵심을 대표하는 고전 1백여권 중 30권을 선정한 '경영 교양해설서'다.

선정위원으로 임성준(중앙대) 김재구(명지대) 교수와 박기찬(인하대) 이윤철(한국항공대) 이동현(가톨릭대) 등이 참여해 2년여의 공을 들여 나온 이 책은 3부로 구성돼 책마다 저자들의 리뷰와 현대적 시사점을 붙여 그것만으로도 생생한 '경영 교양'이 되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1부는 대량 생산과 소비가 시작되고 기업의 무한성장이 이뤄졌던 1910년에서 1960년대 사이에 출간된 책 10권 그리고, 2부는 본격적인 경쟁과 환경변화가 시작된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출간된 책 11권, 그리고 3부는 1990년대 이후에 출간돼 아직 진정한 경영의 고전으로 자리잡게 될지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기업현장의 실제경험을 토대로 씌여져 실용성이 높거나 발상의 전환을 주장하는 9권의 책이 소개됐다.

박기찬 교수에 따르면, 경영학의 역사는 '기계적 능률의 논리'에 바탕을 둔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테일러를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부른다.이어 엘턴 메이오를 포함한 인본주의적 경영학자들은 '감정의 논리' 즉 인간과 조직간의 관계를 중시한 경영활동에 주목하며 1960년대 후반까지 경영학의 신고전학파를 이루는 토대를 마련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서는 기업간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경영전략 및 조직과 외부 환경 간의 관계에 대한 관점이 전개됐다.원가 절감을 중시한 고전학파에서 구성원이라는 내부 고객의 동기유발과 리더십에 치중한 신고전학파에 이어 외부 고객을 위한 새로운 가치 창조에 주력하는 논리가 등장한 것이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는 보다 복잡해지고 경쟁이 격화된 환경에서 지식에 대한 이해와 변화에 대한 적응을 더욱 강조하고, 경영혁신의 확산과 인적자원에 대한 재인식을 강조하고 있다.

***"인적자원 관리가 미래경영의 최대 키워드"**

특히 30번째로 소개된 제프리 페퍼(스탠더프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저서 <사람이 경쟁력>에 따르면, 페퍼는 기업경영의 역사를 되짚어 볼 때 인적자원을 조직하고 관리하는 방식이 경쟁력을 결정하는 최대의 요인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예로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1972년으로 돌아가 향후 20년간 주주에게 가장 많은 배당금을 줄 수 있는 회사를 선정하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가 알고 있듯이 높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은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일 것이다. 따라서 경쟁사와 자사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인과 경제적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요인, 그리고 타회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요인을 갖고 있는 기업을 선정해야 할 것이다.마이클 포터 교수의 이론에 따라 기업을 선정한다면 아마도 진입장벽이 있고, 구매자와 공급자의 협상력이 낮고, 대체재가 거의 없으며, 기존 기업 간의 경쟁도 치열하지 않은 산업에 속한 기업을 고르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이상하게도 포터의 논리에 따르면 절대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을 것 같은 플레넘 출판사, 서킷 시티, 타이슨 푸드, 월마트,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와 같은 기업들이 1972년부터 1992년까지 20년 동안 매우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시간이 흐르면서 과거에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했던 중요한 요인들이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5개의 성공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인력관리 방법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이는 인력과 노사 관계에 대한 접근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러한 노력은 눈에 보이지도 않을 뿐더러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또한 사람을 통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고 인력이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능력 있고 타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인재를 확보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임시직 또는 계약직 사원의 채용을 늘이고 있는 기업의 인력 정책은 어떻게 봐야 할까? 페퍼는 성공한 할인점인 월마트의 예를 들어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월마트는 성공의 비결을 고객을 위한 서비스와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무기가 바로 인적자원이기 때문에 능력 있고 애사심이 높은 사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인력 정책을 실행해 왔다.따라서 월마트는 단기적인 비용절감 측면에서는 매력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절대로 임시직 사원을 고용하지 않는 정책을 고수해 왔다.

***페퍼의 인적관리 16개 비결**

페퍼는 인적자원을 활용해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킨 대표적인 기업들의 경영전략을 연구한 결과를 16개 항목으로 요약했다. 그중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노노 갈등과 인력구조조정 한파가 극심한 최근 경영풍토에 논쟁점이 될 만한 몇가지를 골라 소개한다.

-성공기업들은 고용보장을 기본적인 경영 방침의 하나로 삼는다. 세계에서 가장 큰 아크 용접 기구 제조업체인 링컨 일렉트릭은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 대한 고용을 보장해주는데, 이는 회사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종업원을 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상호 호혜 규범에 의해 종업원들이 더욱 열심히 일해 회사의 이러한 배려에 보답하려 함에 따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성공 기업들은 매우 높은 임금 수준을 보장한다. 노동비용의 상승 압박으로 고전하는 것이 아니라 높은 노동 생산성으로 인해 오히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임금 수준이 낮을수록 노동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임금을 낮춰 노동 비용을 줄이더라도 노동 생산성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돈보다 성과급과 인센티브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고용이 보장되며 공정한 대우를 받는 것이 사람들에게 더 큰 성취 동기를 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즉 성과에 적절한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임금제도를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종업원 지주제를 실시한다. 종업원 지주제는 종업원들이 근로자인 동시에 회사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으므로 노사 간 갈들을 덜 느끼게 된다. 그리고 회사에 대해 보다 장기적인 시각을 갖게 되며 적대적 기업 인수와 같은 공격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이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는 이점이 있다. 물론 종업원 지주제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여러 사례를 보면 시행 방법에 따라 효과의 정도는 다르지만 다양한 측면에서 업무 성과가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과 이익과의 관계, 업무 성과 및 전망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서로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인적자원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사람이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분명히 필요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인사 담당자였던 로버트 벡의 다음과 같은 말은 되새겨볼 만한 가치가 있다. "경쟁사들은 이미 정보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며, 오히려 정보를 갖지 못한 사람들은 우리 회사의 종업원들 뿐이다."

-종업원의 경영 참여와 권한이향을 실시한다. 종업원의 경영 참여는 종업원들의 만족감과 생산성 모두를 향상시킨다. 위계적 통제체제에서 각 업무 활동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자율경영체제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모든 팀원들이 노력하도록 만드는 팀제를 활용한다. 팀제를 활용하면 불필요한 관리 계층을 줄일 수 있으며, 팀 단위 작업을 통해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도 있다.물론 잘못 적용되면 근로자들을 이간시킬 수 이는 위험도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적용해야 한다.

-다기능화를 위한 순환근무를 실시한다. 종업원들이 다양한 기술이나 업무 능력을 보유하게 되면 일자리를 유지하기가 더 쉬울 것이므로 이는 어떤 의미에서는 고용 보장을 위한 보조 정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상징적 평등주의를 실현한다. 종업원들에게 소외감을 느끼게 하는 상징들을 없애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일체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금 격차가 작다. 이를 통해 상호 간의 경쟁 심리를 감소시키고 협력을 조장함으로써 기업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실제로 건강한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일수록 임금 격차가 적다.

***엘리트주의의 맹점**

페퍼는 초특급 인재 확보를 중시하는 인사관리의 부정적 측면을 지적하기도 했다.

페퍼는 "핵심 인재에 대한 지나치게 차별적인 관리는 득보다 오히려 실이 많을 수도 있다. 자칫하면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이로 인해 사기가 꺾이며, 팀워크가 깨지고 생산성이 감소될 뿐만 아니라 파괴적인 조직문화까지도 양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전체 구성원의 1%내지 5% 이하의 소수 인력에 대한 차별적인 관리가 조직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페퍼는 최근 인재 확보에 대한 기업들의 집착이 일종의 유행으로 끝날 수도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과거에 경영혁신 기업들을 유행처럼 도입했던 것처럼 한때뿐인 유행에 그치게 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저자들은 "구성원들이 잠재력을 1백% 발휘할 때 그것이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기업들이 제대로 인식한다면 소수의 탁월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기보다는 평범한 직원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해 성공하는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페퍼의 주장에 동의한다.

저자들은 "구성원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다른 기업이 모방할 수 없는 진정한 경쟁력의 근간임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그러한 인재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윤철 교수는 "성공하는 기업은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과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핵심역량의 구축, 구성원 만족을 통한 핵심역량의 차별성 강화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경영방식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경영이라는 엔진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고 결론짓는다.치열한 경쟁, 격변하는 환경에 따른 불확실성 시대에서 미래의 경영은 안정보다는 혁신에 기반하여 끊임없는 자기변신을 시도해야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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