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잇따라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며 북한에 대해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고 나섰다. 북한에 대해 마땅한 제어수단이 없음을 시인하고 있는 양상이다.
***부시 "북한과 이라크는 달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은 이라크와 다른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북핵) 해결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우방 및 동맹국들과 협의해 이 문제에 어떻게 공동으로 대처할 지를 결정할 때"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존 네그로폰테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를 신설 국가정보국장에 임명한다고 발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것이 지금 우리가 그 (북핵해결) 과정에서 현재 처한 상황"이라며, "북한은 이라크가 아니다. 북한 상황은 이라크와 다른 상황"이라고 재차 외교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과 크로포드 목장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에 핵무기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정책은 나중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도 확인했다"며 "그러나 북한의 지도자가 최근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것은 그(김정일)의 말이 옳다면 한반도가 더 이상 `핵무기 없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해, 북한 외무성 선언을 중대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내비쳤다.
***힐 대사 "북핵문제 외교적 방식으로 풀어야"**
중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크리스토퍼 힐 주미대사도 18일 고려대 교우회 주최 조찬 간담회에서 `부시 2기의 한미관계와 동아태 정세전망'이라는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북핵문제를 외교적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있으며 북핵과정이 성공적으로 마쳐질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방문은 6자회담을 위해 유용한 대화였으며 북한이 회담장에 돌아와야 한다는 데 완전한 의견일치를 보았다"며 "이번 방문에서 중국 관리들은 여러차례 반복해서 한반도 비핵화를 얘기했다. 이 미국과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에 굉장히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6월의 3차 6자회담에서 미국이 낸 안은 비교적 포괄적이었으며 따라서 다음 단계에서는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 지 뭐가 마음에 드는 지를 얘기해야 한다"며 "다시 말해 북한이 회담장에 나와 자신의 의견을 얘기해야 한다"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재차 촉구했다.
힐 대사는 그러나 "북한이 6자회담 참가국들간의 입장차이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동일한 행동을 취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조율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한국 등 관련국들의 일치된 행동을 주문했다. 그는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북-미 직접대화와 관련해서도, "핵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문제"라며 "6자회담에 해를 미치면서까지 북한과 양자회담을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힐 대사는 대북 레드라인(한계선)에 대해 "거론하고 싶지 않다. 지금은 회담 진행에 노력해야 하고 어떻게 풀어가야 하느냐에 주력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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