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중 주중대사는 17일 “중국은 북한에 대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문제는 이 카드를 쓸지 안쓸지 여부”라고 말했다. 한편 김재섭 주러시아대사는 "북한이 핵보유 선언을 하기 이전 러시아에 발표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하중 주중대사, “中, 대북카드 많아. 쓸지 여부가 문제”**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김하중 대사는 이날 외교통상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국은 한 번도 북한에 얼마나 무엇을 도와줬는지 얘기를 하지 않고 있고 어떤 카드를 갖고 있는지 밝히지 않아서 대북 영향력을 절감 못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중간에는 철도가 몇 개 있고 비공식적으로 도로가 15개 있다”면서 “북한에 있는 외국 물자 가운데 7,80%, 8,90% 등 대부분은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상황에서 중국이 만일 도로 세 개 정도를 두 달 동안 수리한다고 해 물자가 안 들어가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은 카드를 쓰면 지난 55년간의 중-북 우호협력관계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파생되는 반작용이 있어서 현 단계에서 카드를 쓸지 여부를 생각해 볼 것”이라며 사용 가능성을 낮게 보고 “현재 중국은 북한을 나오도록 설득해야지 압박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 시작 이후 상황이 더 악화된 것으로 비춰볼 때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의심이 가는 상황이고 있다 할지라도 쓸 수 없는 영향력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의 예단은 힘들다”면서도 “6자회담이 열리고 큰 진전은 없지만 진전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6자회담 틀이 없다면 지난 10일 북한 선언 이후 이정도로 진정되기 힘들었을 것이며 침착하고 냉정하게 반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왕자루이 방북, 압박 아닌 설득 목표"**
그는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평양 방문과 관련, “중국은 왕자루이 부장이 가는지 심지어 누가 가는지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다”면서 “가게 되면 (중국의 기본 목표를) 정확히 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왕자루이 부장의 방북 목표로 압박보다는 설득과 국제사회 여론 전달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그는 중국이 6자회담을 통해 추진하는 기본 목표로는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와 안정 ▲평화적인 방법으로의 북핵 해결을 꼽고 “이는 사실상 우리나라와 같은 목표”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불만 및 기대사항’에 대해서도 중국내 북핵문제 전문가들의 전언을 통해 조심스럽게 입장을 개진했다. 북한은 자신들이 계속 주장하면 미국과 양자회담을 할 수 있고 미국이 입장을 바꿔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들어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북한의 기대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이 미국에 가지는 불만으로는 “중국은 북한이 경제 등 여러 사정상 어렵고 미국에 비해 작은 나라이므로 미국이 신축성을 갖길 바라고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얘기해야 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어서 이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밖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관측과 관련해서 “일반적으로 후 주석이 금년 11월 부산 APEC에 참석 전후로 해서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문가들은 APEC 참석 이후 방북보다는 APEC 이전에 북한을 방문한 뒤 그 결과를 가지고 한국에 올 가능성이 더 많다고 추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 10일 핵보유 선언 이전 러시아에 발표 사실 통보**
한편 북한은 지난 10일 핵보유 선언 및 6자회담 무기한 불참 선언을 하기 전 러시아 측에 성명 발표 소식을 미리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재섭 주러시아 대사는 이날 외교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은 사전에 자세한 내용은 아니지만 6자회담 관련 성명 발표가 있을 것이란 내용을 러시아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이어 “러시아는 6자회담 틀을 가장 현실적이고 적합한 틀로 보고 있다”고 전하며 “북핵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북한이 핵계획을 포기하고 핵확산은 안 되지만 북한이 강조하는 안전 확보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입장을 존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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