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신공영 스캔들', 마침내 정치권 강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신공영 스캔들', 마침내 정치권 강타

안병엽 의원 "당선축하금일뿐", 건설업계-정치권 유착 드러나

검찰이 안병엽 열린우리당 의원(60. 경기 화성)이 건설업체인 한신공영의 최용선(60) 전회장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 수천만원을 받은 정치자금법 등 위반혐의로 기소하기로 했다. 특히 안 의원은 총선전뿐 아니라 17대 국회 출범후에도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열린우리당에 적잖은 도덕적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안병엽 의원 총선후에도 돈 받아, 안 "당선축하금일뿐"**

한신공영 횡령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부장검사 국민수)는 16일 지난달말부터 안병엽 의원을 두 차례 소환조사한 결과 지난해 4월 총선을 전후로 당시 한신공영 회장이던 최용선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받은 수천만원이 영수증 처리가 되지 않은 불법자금인 사실을 확인, 안 의원을 기소키로 했다. 검찰은 안 의원이 최씨로부터 돈을 받고 한신공영의 사업 편의를 봐줬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며, 대가성 있는 자금으로 확인될 경우 뇌물 혐의를 추가 적용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해말 한신공영 최 회장의 회사공금 3백40억원 횡령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 안 의원에게의 불법자금 제공 혐의를 포착, 그동안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특히 안 의원이 총선전뿐만 아니라 총선이 끝난 뒤인 지난해 5월30일 제17대 국회 개원 이후에도 최씨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정황을 파악하고 한신공영 사업과 안 의원의 국회 상임위 활동과의 연관성, 또는 한신공영이 안 의원 지역구에서 추진중인 사업과의 연관성 여부 등을 조사중이다.

안 의원측은 이와 관련, 최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개인적인 선거 지원금과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최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당시 경황이 없어 영수증 처리를 하지 못한 것이라며 사업을 둘러싼 대가성 있는 돈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기획원 출신의 경제관료인 안 의원은 지난 2000년 정보통신부 장관을 거쳐 지난해 경기 화성 지역구에 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우리당내 보수성향 의원들 모임인 안개모 소속이다.

안 의원은 특히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에 열린우리당의 제3 정책조정위원장으로서 분양원가 공개에 극력 반대해, 건설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샀었다.

***민주당 김태식 전의원도 수뢰**

한편 검찰은 안 의원과 함께 김태식 전 민주당 의원도 현역의원(전북 완주-임실) 시절인 2002년 동향 출신인 최씨로부터 수천만원을 받고 영수증처리를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 김 전의원에 대해서도 정치자금법 등 위반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미 지난해말 김 전의원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검찰은 최씨가 특히 2002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신공영을 탈법적으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에게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회 부의장 출신의 김 전의원은 오는 4월 30일 실시되는 성남 중원구의 재보선에 출마하기 위해 중앙선관위에 민주당 후보로 등록을 마치고 선거사무실까지 연 상태이나, 검찰의 이번 수사로 출마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봉이 김선달식' 한신공영 인수공작**

검찰의 이번 안병엽-김태식 비리 수사는 지난해말 한신공영 횡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 혐의를 포착, 시작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지난해 11월6일 한신공영을 인수한 뒤 3백40억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당시 한신공영 회장이던 최용선씨를 전격 구속수감했다.

지난 1950년 설립된 중견건설업체인 한신공영은 IMF사태로 1998년 파산, 법정관리를 받아오다가 아파트값 폭등의 여파로 2002년 7월 법정관리를 졸업하면서 넉달뒤인 그해 11월 최용선씨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문제는 최씨가 자신의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거의 공짜로 한신공영을 삼켰다는 사실이다.

최씨가 한신공영 인수를 위해 써낸 액수는 4백50억원. 하지만 최씨에게는 그만한 돈이 없었다. 이에 최씨는 김모씨로부터 3백40억 상당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담보삼아 L캐피탈로부터 3백40억원을 대출받은 뒤 회사인수비용에 충당했다. 최씨는 한신공영을 인수한 다음달인 2002년 12월부터 작년 3월까지 한신공영 돈 3백40억원을 건설 시행사에 돈을 빌려주는 대여금 형식으로 빼내, 김씨로부터 빌린 CD 상환에 사용했다. 요컨대 최씨는 1백10억원의 자기돈만 갖고, 국내의 내로라하는 중견건설업체인 한신공영을 꿀꺽한 셈이다.

한신공영은 지난해 국내 건설공사 수주실적이 5천1백21억원으로 도급순위 28위를 차지한 중견건설업체로, 올해 수주 1조6천억원,매출 6천2백53억원을 목표로 설정해 놓고 있다

최씨는 이처럼 한신공영을 탈법적으로 인수하는 과정에 당시 한신공영을 책임맡고 있던 법정관리인 신모씨도 매수한 사실이 밝혀졌다. 최씨는 신씨에게 "편의를 봐달라"며 회사 고문자리를 약속, 매수했으며 실제로 지난해말까지 신씨에게 고문직을 준 뒤 급료, 차량 등 억대의 금품을 제공했다. 신씨도 최씨와 함께 검찰에 구속됐다.

이같은 검찰의 기소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이현승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모든 혐의를 사실로 인정하며 최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최씨는 이에 앞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중 일부를 한신공영 우리사주조합에 매각, 집행유예로 풀려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은 건설업계와 정치권의 뿌리깊은 유착의 한 단면을 드러낸 셈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