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2일 “미국은 공산국가를 다뤄온 자신의 성공과 실패의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며 미국에 대북 유화정책을 재차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추진에서 한국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미국과 관계개선만 되면 핵을 완전히 포기할 것이지만 미국은 북한에 대해 뚜렷한 반대급부를 제시하지 않은 채 4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DJ, “美, 공산국가 다뤄온 자신의 역사에서 배워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연세대 리더십 센터 특강 및 동북아네트워크(NEAN) 포럼에서 행한 <동아시아와 젊은 리더십>이란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의 대북 유화정책을 재차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미국은 공산국가를 다뤄온 자신의 성공과 실패의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면서 “공산국가는 압박하고 고립시키면 더욱 강해지고 대화하고 개방으로 유도하면 스스로 변화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련과 중국을 예로 들며 미국은 중-소와 냉전과 극한대립을 했지만 대화와 데탕트 정책, 닉슨 대통령 방중으로 개혁개방과 오늘날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은 베트남과 전쟁까지 했지만 오히려 패배했고 지금은 외교와 교역을 통해서 베트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반대로 상징적인 국가는 쿠바이며 미국은 쿠바를 50년 이상 봉쇄했지만 변화시키지 못했으며 이에서 미국이 얻을 교훈은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난 2002년 2월 방한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레이건은 소련을 ‘악마의 제국’이라고 하면서도 대화를 했다. 나도 북한과 대화하겠다.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 그리고 식량을 지원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 “현명한 판단이지만 그후의 상황은 기대만큼 진전되지 않았다”며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또 “부시 정부는 클린턴 정부와 다른 입장을 취했다”면서 “그 결과 북미관계는 진전되지 못하고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으로 들어가고 북한 핵문제까지 대두돼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고 말해 부시정부의 기존 대북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美, 북핵 해법 한국 의사 존중해야”-“대북 반대급부 제시않은 채 4년 흘러”**
김 전 대통령은 북핵문제과 관련,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북한 핵문제 해결에 있어서 어떠한 정책을 추진할 것이냐에 대해 한국의 의사를 존중해 줘야 한다는 것”이라며“이는 한반도가 우리 땅일뿐만 아니라, 북한 핵은 우리 민족의 생명과 재산의 안위가 달려 있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어떠한 강경조치나 무력행사에 대해서도 찬성하지 않으며 그것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를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아울러 “2005년은 동북아 지역의 평화냐 파국이냐를 가늠할 북핵문제 해결의 고비가 될 것이며 북핵은 동북아에서 가장 긴박한 과제”라며 “관건은 북미간에 해결돼야 하며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완벽한 검증을 받아야 하고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북한은 지금 제2의 중국이 되고자 한다”면서 “미국과 관계개선만 이룰 수 있다면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할 것으로 믿지만 미국은 북한에 대해 뚜렷한 반대급부의 입장이 제시되지 않은 채 4년이 지났다”며 재차 부시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은 한국의 중요한 우방”이라며 “한미안보동맹은 한미 양국에 다같이 도움이 되는 윈윈 협력체제이며 미국의 북한 핵보유 반대 정책을 전면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도자,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 갖춰야”**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제기된 ‘북핵 해결을 위해 양자회담과 다자회담 중 어느 것이 더 유리하냐’는 질문에 대해 “핵문제는 6자회담이건 북미 양측간 양자회담이건 미국과 북한이 해결해야 한다”면서 “양자가 해결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북-미 직접대화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철저 검증받아야 하며 핵은 절대 안된다”면서도 “미국은 핵포기만 강요하지 말고 북한에 대해 무엇을 줄 것인가 그 카드를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현재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검증받겠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에 대해 좋은 결과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것을 말하지 않고 있으며 북한은 이에 불신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밖에 “미국은 온건-강경 대립으로 4년을 보냈다”면서 “북핵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내놓을 카드를 완전히 내놓고 주고받는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6백명 이상의 청중이 몰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큰 관심을 반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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