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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정국가’와 밀접한 부시가 무슨 폭정 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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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정국가’와 밀접한 부시가 무슨 폭정 종식?”

WP-NYT 부시 취임사 혹평, “‘거만한 취임사”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사에서 폭정 종식과 자유의 확산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선포하고 나섰지만 정작 미국 언론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폭정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정부가 무슨 폭정 종식을 외칠 수 있냐는 비판이다.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거만한 취임사’란 지적이다.

***WP, "美, 폭정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면서 무슨 폭정 종식?"**

<워싱턴포스트>는 21일 부시 대통령 취임사에 대한 분석기사에서 “자유를 강조한 부시의 언사는 실제 정책과는 동떨어진 것”이라며 “미국은 압제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부시 대통령은 실제로 21분 분량의 그다지 길지 않은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의미의 ‘freedom’과 'liberty'를 각각 27차례, 15차례나 사용해 강조하는 동시에 폭정 종식도 수차례 언급, 이번 취임사는 자유와 폭정이라는 두 단어로 간단히 규정지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WP는 이와 관련, “미국은 전세계 민주적 물결과 제도의 성장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부시 대통령의 언사는 미 행정부가 점차 ‘세계 곳곳’의 압제 국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부시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 동맹국으로 삼고 있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은 미 국무부가 최악의 인권 유린국으로 평가한 국가들이며 부시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가까운 관계를 강조하지만 부시는 지난 4년간 푸틴 대통령의 민주적 제도 해체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WP는 강조했다. 이같은 상황은 중국도 마찬가지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 중국을 동맹국으로 등재하면서도 중국의 인권 우려상황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미지의 여행 : 중동의 민주주의 촉진>이라는 책을 공저한 토마스 케이로더스도 “부시 연설은 미국 외교정책에서의 수사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사는 그럴듯하지만 현실은 매우 불투명하다”면서 “테러와의 전쟁은 미국이 비민주적 체제들과 보다 가깝게 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우방국들인 사우디나 파키스탄들의 전제적 성격의 집권세력들은 부시 말대로 자유가 확산되고 폭정을 종식시키며 민주적 제도의 심화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실시된다면 모두 반미정책을 강조하는 세력들에게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WP의 평가다.

***“‘인권’보다 추상적인 ‘자유’ 언급, 제약안당하기 위한 의도적 언사”**

또한 인권 전문가들은 부시의 자유에 대한 강조는 부시 정부가 저질렀던 숱한 죄상들로 인해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쿠바의 관타나모나 이라크의 아부그라이브, 아프간의 바그람 공군기지 등에서 포로들과 테러 용의자들을 인권이라는 관점에서는 최악의 대우를 해 왔다.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회장은 특히 부시 대통령이 자유라는 단어는 수차례 언급하면서도 인권이라는 가치는 최우선 과제로 언급하지 않은데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인권대신에 자유라는 단어를 강조한 것은 “의도적”이라는 분석이다. “자유는 추상적인 개념인 반면 인권이라는 개념은 부시 정부를 비롯 모든 사람의 행동을 구속할 수 있는 개념”이라는 지적이다.

WP는 이어 또다른 분석기사를 통해서도 “부시 취임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더라도 그의 말대로라면 미국은 전지구상의 모둔 전제국가들, 특히 비민주적이면서도 미국의 이익을 지지하고 있는 중동국가들과도 대립해야 하는 무한대의 의무를 져야 하는 것”이라고 재차 꼬집었다.

***NYT, “취임사, 현실과 이상 간극 고려안해 ‘거만’” **

뉴욕타임스도 이날 분석기사를 통해 “부시는 이라크, 아프간, 9.11, 테러리즘 등의 단어를 언급하지 않고 2기 정부를 시작했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이상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 구체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NYT는 “부시의 업적이 그의 언사들과 얼마나 맞았는지 아니면 앞으로 맞을지는 역사가들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의회 문제에서 중동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의 웅변적인 야심과 현실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있으며 그의 이상을 실행하는 것은 국내외 어디에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NYT는 이어 “그의 연설 톤은 자부심이 넘치고, 변명하지 않으며 심지어 거만하기도 했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폭정 속에서 희망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억압상태를 모른체 하지 않을 것이며 이들의 압제자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 대해서도 “어떻게 언제 어디서 싸울 것이냐”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NYT는 또 “부시가 사담 후세인과 오사마 빈 라덴, 그리고 ‘악의 축’들을 거론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라크 소식은 자랑할 만할 정도로 좋은 것들이 못되고 이란과 북한과의 관계는 여전히 긴장상태이고 교착상태여서 그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내세울만한 것들이 아니어서 그러하지 못했다’는 분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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