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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강경 대북선언, “폭정 종식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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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강경 대북선언, “폭정 종식시키겠다”

'폭정 종식'은 부시 2기 정권의 외교노선, 한반도긴장 심화 우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2기 취임식에서 "폭정을 종식시키고 자유를 확산시킬 것"이라며 "압제자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는 이날 북한 등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내정자가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표현한 바 있어 북한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돼, 취임사를 예의주시해온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부시, 2기 정부 취임사 "폭정 종식, 압제자 용서 않을 것" **

부시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부시 2기 정부 시작을 알리는 취임사를 통해 "전세계의 폭정을 종식시킨다는 궁극적인 목표에 따라 모든 국가와 문화에서 민주주의 운동과 제도의 성장을 지원하고 추구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정 속에서 희망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억압상태를 모른 체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들의 압제자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압제받는 사람들이 자유를 위해 일어설 때 우리는 당신들 편에 서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영향력이 무한대는 아니지만 압제받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미국의 영향력은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부시의 이날 '폭정 종식' 발언은 앞서 라이스의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 등을 고려할 때 북한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부시의 취임사 작성에는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도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폭정 종식'은 앞으로 부시 2기 정권의 기본외교노선이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동시에 이날 발언은 2002년 연두교서에서 부시가 북한을 이란-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부시 1기가 악의 축 제거를 위해 '무력'을 앞세운 반면, 부시 2기는 '북한인권법' 등을 앞세워 북한을 압박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자유의 확산'위한 노력, 가장 어두운 구석도 밝힐 것"**

부시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수십 번 거론하며 전세계에의 자유의 확산을 '2기 지상과제'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증오와 분노의 통치를 무너뜨리고 압제자의 허식을 드러내고 친절하고 관대한 사람들의 희망에 보답하는 유일한 역사의 힘이 하나 있다"면서 "그것은 바로 인간 자유의 힘이며 이 자유의 '억누를 수 없는 불길'은 세계의 가장 어두운 구석까지도 언젠가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자유없는 정의는 없으며 자유없는 인권도 있을 수 없다"면서 "모든 통치자와 모든 국가 앞에서 끊임없이 '항상 나쁜 것'인 억압과 '영원히 옳은' 자유 사이의 도덕적 선택을 명확히 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켜않는 나라에 미 통치 형태 강요 안할 것"**

부시는 그러나 "미국은 내켜하지 않는 나라들에게 우리 통치 형태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해 종전의 일방주의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그는 아울러 "필요할 경우 무력으로 우리 자신과 친구들을 방어할 것이지만 우선적으로는 무력의 임무가 아니다"고 언급, 2기에는 무력사용을 자제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동맹국들과의 관계에 대해 "미국은 동맹국들의 우정을 존경하고 그들의 충고에 의존하며 그들의 도움에 의지하고 있다"면서 "자유국가들의 분열은 자유의 적들의 최우선 목표이지만 자유국가들의 민주주의 촉진 노력은 적들의 패배의 서곡"이라고 말해 동맹관계 복원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의 자유주의 이상 속에서 공익은 개개인의 특성, 즉 단합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용, 양심에 따른 삶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특성은 기독교의 믿음과 코란의 말들, 아울러 국민의 다양한 신념 속에서 유지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부시-라이스 발언에 北 반응 주목**

부시 대통령의 이날 취임사는 북한에게 상당한 실망감을 안겨준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취임사를 예의주시하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북한이 자신들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책이 드러날 부시 대통령의 2월 연두교서까지 기다려 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취임사만 놓고 본다면 부시 2기 정부의 대북정책이 1기와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판단할 공산이 크고, 이에 따라 4차 6자회담 재개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는 일반적 관측이다.

게다가 부시 대통령의 "억압을 무시하지 않을 것이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미국의 영향력이 상당하며 압제자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은 북한인권법 등을 앞세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한 주민을 분리시키는 '체제전환'또는 '체제변형'정책을 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북한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라이스 내정자도 "북한 국민들에게 더 나은 미래가 있을 수 있다고 북돋아줄 수 있으며 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서 "북한은 이런 길을 갈 필요가 없으며 다른 길이 있다"고 말해 북한의 체제변형을 추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오는 2월 연두교서 발표를 계기로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국면이 도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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