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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회담복귀, 닷새뒤 부시 연설에 달려있다"

[분석] "北, 미대표단과 에너지문제 깊숙이 논의" "프리처드 주장은 낭설"

최근 북핵문제 및 북한체제와 관련한 미국 주요 인사들의 엇갈린 발언이 쏟아져 상황판단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최근 나흘간 방북했던 미국 하원 대표단이 14일 서울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수주내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한 반면, 잭 프리처드 전 국무부 대북교섭담당 대사는 정반대로 열린우리당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 주관 세미나 참석차 방한해 “남북통일의 시발점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퇴진이며 김 위원장은 후계체제 준비를 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매파적 주장을 폈다.

미의원 대표단 등의 방북과정에 이들과 물밑접촉을 해온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대표는 14일 저녁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엇갈린 발언의 배경을 분석하며, 닷새 앞으로 다가온 오는 20일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의 취임식이 한반도 긴장 해소여부를 결정짓는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北 6자회담 복귀 관건은 오는 20일 부시 취임사”**

장 대표는 우선 미국 하원대표단의 방북 성과와 관련, "북한은 현재 '대담한 핵문제 타결 방식'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이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의지만 새롭게 보여 준다면 굳이 6자건 양자건 회담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이 선제공격이란 적대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북측과 대화를 하자는 것은 핵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주장과 상호모순된 것인만큼 이를 부시 2기 행정부에서는 전면 철회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이와 관련 지난 4일간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커트 웰든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의회 대표단의 발언에 주목했다. 그는 "평양에서 반제 선동선전물이 사라졌다"는 웰든 부위원장의 전언과 관련,“북한이 미국에 또다른 시그널을 보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은 변화”라고 해석했다.

장 대표는 그러나 "여전히 북의 6자회담 복귀의 관건은 부시 대통령이 취임사와 연두교서에서 미국 의회 대표단이 북에 전달한 선제공격과 적대정책 철회 제안을 얼마나 강하게 담느냐에 달려 있다"며 "북한은 이런 내용이 포함되길 강하게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공화-민주 양당의 의회 대표단 방북으로 북한은 어느 정도 안도하는 분위기며, 북한이 6자 참여쪽으로 돌아서게 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며 "그러나 북측은 미국이 선제공격을 전면에 내세우고 나오는 한 6자회담의 복귀문제 여부는 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부시 대통령이 2기 취임사와 연두교두에서 대북 적대정책 철회 메시지를 담지 않는다면, 미 대표단의 낙관과는 달리 6자회담 재개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주장이다.

***"미대표단, 김계관과 에너지 지원 등 10시간 회담"**

장 대표는 특히 "이번 의회 대표단이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10시간에 걸친 긴 대화를 나눈 과정에 북한이 기대하고 있는 에너지 지원에 대해 깊숙이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로선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1년반전 웰든 부원장이 방북당시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난 자리에서 북핵타결시 50억달러를 동원한 '사할린 가스관의 남북한 관통' 제안을 했던 대목을 일컫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김계관 부상은 이같은 웰든의 제안에 대해 적극적 환영의지를 밝혔으며, 이같은 북한의 반응은 웰든 부의장을 통해 노무현대통령과 부시정부에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 대표는 이밖에 "군사적 대결을 피하고 싶어하는 북한은 또 미국과 핵 문제가 해결될 경우 전면 경제 개혁-개방에 따른 후속 상황을 위해 나름대로 준비하느라 매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최근의 북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은 심지어 평양에서 약 4시간 정도 걸리던 거리도 이제는 약 1시간 30분쯤이면 도달할 수 있을 정도의 도로포장을 하기도 했으며 사회간접시설 정비에 열성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북한 관련 보도중 97%는 오보”**

장 대표는 한편 김정일 체제의 불안정선을 주장한 프리처드의 발언과 관련해선, “김정일 정권 차원의 불안감을 외부에서 조장하고 있으나 2,3년 후면 레임덕에 허덕일 부시 대통령이나 노 대통령보다 오히려 김정일 정권은 공고하다”면서 “정치권력 차원에서 본다면 외부에서의 분석은 상당부분 틀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부시 대통령과 비교하면서 “부시는 이라크 문제에 대한 내부의 비난과 반발에 직면한 상태이며 이라크에서 발을 빼지 않으면 부시가 더욱 발목을 잡혀 국내 정치적으로 안정된 기반을 잃을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은 아들 등에 대한 후계체제 준비를 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프리처드의 주장에 대해서도 "북한 내부 동향에 대한 정보 부재로 인한 것”이라고 일축한 뒤,“북한은 철두철미하게 후계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김일성 전 주석에서 김정일 위원장으로의 권력 이동은 70년대부터 대외적으로 비밀리에 진행했었다”고 일깨운 뒤, “북한은 과거처럼 소리소문없이 김정일 이후 체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김 위원장 자녀를 포함한 혁명 1, 2세대 자녀들 가운데 유능한 인물을 육성 발굴해 컴퓨터, 정보통신, 지식정보 교육을 강화, 보다 빠른 사회적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당국은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세계 체제망이 정보통신을 통해 구현될 것으로 판단, 엘리트 특수교육을 통해 후계교육을 집중 강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처럼 후계 체제가 준비되고 있고 김정일 이후의 북한 정권 연속성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북한 내부에 대한 서구의 정보와 관련, “북한의 김정일 체제에 대한 미국의 보도는 거의 97% 이상이 오보이며 북한의 실상과는 거리가 많아 북측의 불만이 많아 보인다”면서 “오보가 아닌 것은 약 3% 정도인데 그것은 다름 아닌 김정일 위원장의 호칭, 북한의 국적,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란 명칭이 전부라는 냉소적인 반응이며 이런식의 대북인식에 기초한 대북정책은 북한을 매우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리처드 발언, 北영도체제 이해 못한 결과”**

장대표는 “김 위원장 없는 북한은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제2의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떠나면 북 체제는 지금과 다른 양상을 띠게 되고 이것이 통일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프리처드의 발언에 대해서도“북한의 ‘수령’중심 영도체제라는 정치체제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러한 분석은 인물중심으로 움직이는 남한의 정치에 익숙해져서 북한의 정치를 과도한 인물중심체제로 파악한 결과”라며 "북한이 수령 중심의 1인 지배 중심체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주체사상의 북한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체제 자체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영도자'에 대한 교육 못지않게 체제사상 교육도 상당히 폭넓게 시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심 인물이 사라져도 외부의 강압적 체제전복이 없는 한 또다른 후계자를 옹립하면 정치체제는 계속 이어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프리처드 발언은 94년 김일석 주석 사후 북한 붕괴론이 대두됐던 것의 재판”이라며 “그 당시 예측이 틀렸던 것처럼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요컨대 94년 김 주석 사망 당시 국내외 보수적 시각에서는 ▲북한 체제 붕괴론 ▲남한 흡수통일 ▲군부 쿠데타로 전두환 신군부와 같은 체제 성립 등 세가지 시나리오를 강하게 제기됐으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러한 분석틀은 모두 오류였음이 입증됐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김정일 이후 흡수통일을 시도하려 한다면 그것으로 인해 한반도에는 통일이 아니라 커다란 분열과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北흡수론’, 美의 ‘대중 봉쇄’위한 언술”**

장 대표는 프리처드의 ‘북한붕괴후 중국 흡수설’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프리처드는 14일 기자회견에서 ‘북한 붕괴후 중국에의 흡수 가능성’ 발언을 부인했으나, 전날인 13일 세미나에 앞서 배포된 ‘한반도 통일 : 미국과 동북아시아에의 함의’라는 제목의 한글 번역본 자료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한이 붕괴되면 두 개의 한국이 통일될 거라 가정한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에 흡수되는 것이 보다 가능성 있는 일이다. 북한은 현재 연료를 포함한 필수품의 상당수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흡수과정은 실제로 매우 순조롭고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적시했었다.

장 대표는 프리처드의 '중국의 북한 흡수론'은 “미국의 대중국 봉쇄론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전략적으로 중국을 주적으로 상정하고 있으며, 주한미군도 대북 억제력을 위한 주둔이라기보다는 점차 중국에 초점을 맞추어 가고 있으며, 이 과정에 중국의 경계론과 과대 위협론을 한국내에 확산시킴으로써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더욱 공고히 하려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결론적으로 “우리 정부가 대미 외교와 국익 등 전략적 정책면에서 통합적인 큰 틀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지금 한반도가 미-중 각축장으로 전락하고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며 “언론들도 이러한 발언에 대한 행간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그대로 전달함으로써 미국의 의도에 휘말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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