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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그라이브 고문, '야만적 합리화'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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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그라이브 고문, '야만적 합리화' 파문

“피라미드, 치어리더도 해” “수감자 목줄, 부모들이 애들에게도 묶어”

“벌거벗은 수감자들을 피라미드로 쌓게 하는 게 왜 고문이지? 치어리더들은 한해에도 여러번 피라미드 모양을 만드는데...”

“수감자 목에 줄을 매달고 가는 게 왜 고문이냐구! 그건 정당한 거야. 부모들은 복잡한 곳에 가면 애들에게 끈을 묶잖아!”

지난해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자행된 포로 학대 사건 관련 재판에서 피고 변호인이 무죄를 주장하며 내뱉은 야만적 궤변이다.

***아부 그라이브 포로학대 변호인, “치어리더도 하는 피라미드, 그게 고문이냐!”?**

지난해 5월 폭로돼 충격에 빠뜨리고 전쟁의 추악함을 전세계에 알렸던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의 포로 학대 주범에 대한 1차 공판이 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 후드 군사 법정에서 열렸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 공판에서 포로 학대 주범 가운데 한 명인 찰스 그레이너 상병의 변호인인 기 워맥은 당시 자행된 포로 학대 모습들은 “정당한 것이며 학대가 아니다”라는 후안무치한 궤변으로 일관했다.

워맥 변호사는 우선 벌거벗은 수감자들을 피라미드 모양으로 쌓아올라가게 한 것과 관련, “미국 전역의 치어리더들은 일년에도 6번에서 8번 피라미드를 쌓지 않냐. 그것이 고문이냐”며 ‘어처구니없는’ 비교를 했다. “피라미드는 통제 기술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레이너 상병은 지난해 5월 폭로된 사진에서 수감자들을 나체로 피라미드를 쌓게 만든 후 그 옆에 서서 웃으며 기념 사진 촬영을 해 전세계의 커다란 충격과 분노를 일으켰었다.

***“수감자 목줄, 부모들이 아기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하는 띠와 같아” **

워맥 변호사는 또 그레이너 상병의 아기를 가진 린디 잉글랜드 일병이 벌거벗은 이라크 수감자를 사슬로 묶어 끌고 가고 있는 사진을 보이며 혐의 사실을 제시한 군 검찰에 대해 “사슬은 수감자들을 통제하는 유효한 수단”이라며 “특히 배설물 등으로 더러워진 사람들에게는 그렇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밧줄로 수감자를 끌고 가는 것을 부모들이 아기들을 데리고 다니는 모습과 비교하기도 했다. “부모들은 쇼핑 몰이나 공항 등에서 걸어다니는 동안 자신들의 아기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띠를 묶지 않냐”는 ‘항변아닌 항변’이다. “이들 부모들은 학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웃지 못할 비교다.

린디 일병은 당시 수용소 안에서 누워있는 나체의 남자 수감자 목에 사슬을 묶어 다니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공개됐으며 남자의 성기를 가리키며 웃으며 포즈를 취하는 등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줬었다.

***상부 명령 여부 논란 **

이날 공판에서는 피고인들의 잔학한 학대 이외에도 이러한 범죄가 상부의 명령에 의한 것인지도 논란이 됐다.

워맥 변호사는 피고인의 범죄 사실을 정당한 조치라고 강조하기 위해 “그레이너 상병은 자신의 업무를 했던 것”이며 “명령을 따른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레이너 상병은 최고 17년 6월형까지 선고받게 된다.

이에 군 검찰측의 마이클 홀리 소령은 “피고인은 정직하게 말해서 이러한 조치들이 합법적인 명령이라고 믿었단 말이냐”고 추궁했다.

실제로 이날 공판 이외에도 이러한 행위들이 정말 미 행정부 정책과는 무관한지 여부는 계속 논란이 돼 왔다. 부시 정부는 그동안 “이러한 포로 학대는 일부 군인들의 행위일뿐 고위 관리들이 연관된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진행된 조사에 의하면 이라크, 아프간에서의 수감자들뿐만 아니라 이러한 행동들은 쿠바에 있는 미 해군 관타나모 기지에서도 자행됐으며 이러한 행위들은 미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정보를 얻는 방법으로 고려하고 있은 뒤에 발생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나온 제레미 시비츠 이병 등은 자신의 목격담을 증언, 변호사의 궤변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그레이너 상병은 장갑을 끼고 수감자들의 관자놀이를 가격해 수감자들은 그 충격으로 쓰러졌다. 그레이너 상병은 또 총상을 입은 수감자들을 심하게 가격했으며 이에 이라크인 수감자들은 “제발, 제발, 제발 멈춰요”라고 하소연했다고 시비츠 이병은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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