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혁명’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유시첸코가 우크라이나군 7명이 폭발 사고로 사망한 9일(현지시간) “대통령 임무를 시작하자마자 이라크의 우크라이나군 철수를 최우선과제로 집행할 것”이라고 1천6백50여명의 우크라이나군 철군 방침을 밝혀, 미국을 당혹케 하고 있다.
'친서방성향'의 유시첸코가 미국 대신 '국민 다수 여론'에 승복하기로 한 것이다.
***‘오렌지 혁명’ 유시첸코, “이라크 철군 최우선순위”**
유시첸코 대통령 당선자는 이날 “대통령 직무를 시작하자마자 이라크에서의 우크라이나군 철수를 제일 먼저 시행할 것”이라고 이라크 즉각 철군 방침을 밝혔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유시첸코측은 이날 성명에서 “유시첸코 당선자는 이날 이라크에서 사망한 우크라이나군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면서 “이라크에서의 우크라이나군 철수는 그가 대통령 업무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할 정책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 주둔 우크라이나군 7명은 이날 이라크 중부 와싯 지역에서 폭발물 뇌관을 제거하다 폭발물이 터져 사망했으며, 또다른 우크라이나군 7명도 이 폭발로 부상당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밖에 지금까지 9명의 군인들이 이라크에서 목숨을 잃었으며 20명은 부상당했다.
***한국 '3대 파병국'으로 자리매김될 위기**
우크라이나군의 이라크 철군은 유시첸코 당선자의 확인 이전에 이미 확정된 안건이었다. 알렉산드르 쿠즈무크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해 말 “2005년 4월까지 이라크 파병 병력을 여단에서 대대급으로 축소하고 내년 연말까지 철수를 마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의회는 이라크 철군 결의안을 찬성 2백57표 대 반대 0표이라는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같은 우크라이나의 철군 결정은 이라크 총선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주장하는 미국에게는 적잖은 타격이 될 게 확실하다. 그동안 친서방적인 태도를 보였던 유시첸코 당선자가 미국의 최대 대외 현안인 이라크 문제에 직접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이라크에 1천6백50명의 병력을 파병, 폴란드 사단하에 주둔하고 있는 상태로 병력수로도 37개 파병국 가운데 미국, 영국, 한국, 이탈리아, 폴란드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파병한 중추국 가운데 하나다.
아울러 37개 파병국 가운데 스페인, 태국, 필리핀, 뉴질랜드, 싱가포르, 도미니카, 온두라스, 니카라과 등 8개국은 이미 철군을 단행했고 우크라이나의 뒤를 이어 헝가리, 네덜란드, 이탈리아, 폴란드 등도 감축과 철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철군 도미노가 계속될 경우 한국은 미국-영국과 함께 이라크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한 '3대 파병국'으로 자리매김되면서, 이라크 무장세력 공격의 핵심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직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라크 무장세력이 두명의 한국인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우려되는 상황 전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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