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김우식 감싸며 '눈 가리고 아웅'

"이기준 장남은 외국인, 부정입학 아니다" 주장, 법질서 근간 흔들어

각종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7일 전격 사퇴한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의 장남(38)에 대한 연세대 부정입학 논란에 대해 연세대가 군색한 논리를 동원해 당시 지원학과 학과장이었던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을 적극 두둔하고 나서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다.

***연세대 "이기준 아들은 외국인, 부정 입학 아니다"**

연세대는 8일 오후 "이기준 전 부총리의 장남은 1986학년도 입학 당시 재외국민특별전형이 아닌 외국인특별전형으로 지원해 입학했다"며 부정 입학 의혹을 반박하며 이기준 전 부총리와 김우식 비서실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학교측은 "외국인 특별전형에서 부모가 모두 외국인이어야 한다는 조항은 1991년 개정된 교육법 시행령에 추가된 것이고, 이씨는 입학 당시 외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입학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중 국적자였던 이씨는 1986년 부모의 국적과 상관없이 외국 국적 보유자를 선발하는 외국인특별전형을 통해 이 학교 화학공학과에 입학했다. 학교측 주장에 따르면, 당시 이씨는 입학지원서에 국적을 '미국'으로 적고 학교당국은 그를 '외국인'으로 구분해 필기시험을 거쳐 정원외로 선발했다.

***이 전 부총리 장남, 이모저모 따져 봐도 특례 입학 자격 안돼**

하지만 '이씨가 외국인이었기에 특례 입학 자격이 될 수 있었다'는 학교측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1985년 제정된 교육법 시행령에는 외국인이나 외국에 거주한 국내인은 재외국민특별전형과 외국인특별전형으로 나눠 선발케 돼 있다. 재외국민전형은 부모와 같이 2년 이상 해외에 거주했을 경우에 해당하며, 외국인특별전형은 본인이 외국인이면 지원이 가능했다.

문제는 과연 이기준 장남이 '외국인'이었느냐이다. 당시 이기준 장남은 '외국인'이 아닌, 한국과 미국 국적을 동시 보유한 '이중국적자'였다. 이기준 장남이 법적으로 완전한 '외국인'이 된 것은 그가 이기준의 서울대 총장 취임시 병역기피 의혹이 일자 서둘러 귀국해 2년반동안 군복무를 마치고 한국국적을 포기한 2001년말의 일이다.

연세대 주장대로 이기준 장남이 1986년 입학당시 '외국인'이었다면, 이기준 장남이 1998년말 귀국해 군복무를 한 사실은 설명이 불가능해진다. 요컨대 연세대 주장대로라면 '이중 국적자'는 한국국적을 포기하지 않아도 '외국인'인 만큼 군복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 된다.

따라서 이중 국적 상태에서 입학 지원서에는 국적을 '미국'으로 기재했고 이를 학교 측에서 문제 삼지않아 합격시켰다는 것은 한국의 법질서 자체를 무시한 심각한 탈법행위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이중 국적자나 한국인 부모를 가진 외국 국적의 자녀들은 외국인특별전형이 아닌 재외국민특별전형으로 지원하고 있다.

***연세대, '특권층 자녀' 부정입학 방조 의혹**

또한 이씨의 입학은 외국인특별전형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게 교육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외국인특별전형의 취지는 국내에 장기 거주하는 외국회사 주재원이나 미8군 자녀의 국내 대학 수학이 목적이다. 부모가 내국인인 이씨의 경우 애초 이 전형의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

설사 연세대의 주장을 그대로 따른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이는 학교 측이 재외국민특별전형이나 외국인특별전형을 일부 특권층 자녀들의 부정 입학을 위한 수단으로 방치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전문가들은 이기준 장남 불법 입학 의혹을 계기로, 교육부가 연세대에 대한 특별감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력 제기하고 있다. '유사한 경우'가 더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의구심에서다. 과연 교육부가 이같은 세간의 의혹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궤변'으로 눈앞 위기를 잠재우려 하는 연세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따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