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개성공단에 함께 가자는 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미국이 "들어본 적도 없으며 그럴 생각도 없다"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도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盧대통령 '개성' 발언, 금시초문"**
스콧 멕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노무현 대통령 발언 보도에 대해 "그러한 것은 어떤 것도 들어본 적도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도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난 비공식적으로라도 (그러한) 어떤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러한 것에 대한 어떤 계획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비공식 대화였다"는 청와대 해명조차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AFP 통신은 이와 관련,"백악관 관리들은 부시 대통령이 노 대통령과 개성 방문을 합의했다는 보도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전례가 없는 것이고 북한이 핵무기 야망으로 국제사회와 대치상태에 계속 남아있는 한 정말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장.차관급 신년인사회에서 지난해 11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부시 대통령과 만나 "(내년) APEC에 오면 개성공단에 한번 가자는 제안에 부시 대통령이 '좋다'고 말했다"고 공개했었다. 노 대통령 발언직후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복도에서 만나 덕담 수준에서 나눈 대화"라며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눈 대화도 아니며 부시 대통령의 개성공단 방문을 공식적으로 합의 내지 추진하는 그런 수준의 얘기가 전혀 아니다"고 해명했었다.
하지만 이같은 청와대 해명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측은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 '대화' 자체를 강력 부인함으로써 청와대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이같은 강력부인은 북핵 문제가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이같은 대화 공개로 부시 대통령이 마치 북한과 직접대화할 의향이 있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정상간 대화는 합의 내용 이외에는 밝히지 않는 외교관례를 깬 데 대한 불쾌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北도 불쾌한 반응**
북한도 노대통령 발언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자국 영토'인 개성 지역에 한국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 등 외국대통령들에게'제 집 드나드는듯' 방문을 제안한 데 대한 반발인 셈이다.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대표는 이와 관련, "북한은 내심 노 대통령의 발언에 불쾌해하고 있다"며"자기 영토인 개성을 맘대로 왔다갔다 하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데 대한 반감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노대통령 발언은 한반도 화해 무드를 조성하기 위한 선의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되나, 개성공단을 마치 북한 허락도 없이 제집 안방처럼 들락거릴 수 있는 것처럼 말한 것은 분명한 외교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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