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6주 앞둔 이라크에서 19일(현지시간) 잇단 차량 폭탄 공격이 발생, 최소 64명이 사망하고 1백40명 이상이 부상당하는 등 이라크 총선을 저지하려는 무장저항세력의 총공세로 이라크 정황이 극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이번 공격은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와 카르발라에서 발생했고 바그다드에선 선관위 직원 3명도 사살돼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시아파 성지 나자프-카르발라, 차량공격으로 2백여명 사상**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시아파 성지인 이라크 중남부 나자프와 카르발라에서 2시간 간격으로 강력한 차량폭탄공격이 발생했다.
의료기관 관계자들은 나자프 공격에서는 48명이 숨지고 90여명이 부상당했으며 카르발라에서는 16명이 사망하고 56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이번 피해 규모는 지난 6월 이래 최악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맘 알리 사원 근처 광장인 메이단 스퀘어에서 발생한 나자프 자살차량폭탄공격은 한 부족장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던 순간에 발생, 그 피해 규모가 더욱 컸다. 장례식에는 수많은 인파가 참석하고 있었으며 나자프 경찰서장과 주지사도 자리를 함께 했으나 이들은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
카르발라의 차량폭탄공격은 주요 버스 정류장 입구에서 발생, 10명이 타고 있던 미니버스와 5대의 차량을 전소시켰다. 카르발라에서의 폭탄 공격은 이번 주에만 두 번째로 지난 15일 이맘 후세인 사원에서 시아파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 시스타니의 최고위급 참모를 노린 폭탄 공격으로 8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당했다.
***이라크 총선 앞두고 치안확보 더욱 불투명**
이번 공격은 6주 앞으로 다가온 내년 1월 30일 총선을 앞두고 총선 정당성을 부인하고 있는 저항세력이 총선 성공을 저해하기 위한 공격의 일환으로 자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이번 공격이 총선에 적극 찬성하고 있는 시아파 성지에서 발생한 것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아파 최대 정당 가운데 하나인 이슬람혁명최고회의의 한 간부는 “이번 공격은 분명히 연관돼 있다”면서 “이는 시아파를 일련의 정치 일정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라고 강력 비난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이라크 통합을 저해할 수 있는 복수극을 펼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모든 문제는 총선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해 총선 성공에의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나자프 최고 성직자 가운데 한 명인 알 하킴도 이번 공격을 강력 비난하면서 “이번 공격은 치안 불안정을 야기해 분파적인 분란을 일으키려는 목적”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AP 통신은 “저항세력의 이번 대규모 공격은 팔루자를 다시 확보한 뒤 총선을 앞두고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미군의 강한 자신감에도 불구,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저항세력의 분명한 능력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공격은 수니파 거점 도시인 이라크 중, 북부 이외 남부 지역도 저항세력의 공격에 상당히 취약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어서 총선을 앞두고 치안확보가 지상과제가 된 미군에게는 더욱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수감 상태인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와 아랍인들은 이라크를 종교와 분파로 쪼개놓으려는 미구의 음모를 알아야 한다"면서 "이라크인들이 일치단결해 미국 구호의 덫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 미국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저항을 촉구하기도 했다.
***선관위 직원 3명 피살. 키르쿠크에선 쿠르드족 6명 사살돼**
이같은 우려, 비난과 함께 총선을 앞두고 치안 확보가 제대로 될지, 선거가 성공적으로 치러질지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시아파에 대한 공격뿐만이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노린 공격이 발생, 그러한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19일 바그다드에서는 무장세력 30여명이 중심부 하이파 거리에서 경찰차량을 습격해 이 차에 타고 있던 선관위 직원 3명을 살해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들 무장세력은 차량에 총격을 가한 후 3명을 끌어내 도로에 꿇어 앉힌 뒤 총을 쏴 살해했다. 같이 타고 있던 다른 2명은 현장에서 도망쳐 목숨을 구했다.
총선을 직접 준비중인 선관위에 대한 공격도 이어져 18, 19일 양일간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는 세 곳의 선관위 사무실이 공격을 받아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밖에 한국 자이툰 부대가 주둔중인 쿠르드 자치지역 아르빌에서 멀지않은 키르쿠크 남서부 하위자에서는 쿠르드인 4명이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아 살해됐고 다른 2명도 지난주에 또다른 공격으로 사망하는 등 쿠르드 지역도 총선을 앞두고 치안 불안 상황이 지속돼 한국군의 안전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이외에 3개 이라크 무장단체 대표를 자처한 무장괴한들은 이날 알자지라에 보낸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미국 보안업체에 고용된 이라크인 10명을 납치했으며 이 보안업체가 철수하지 않을 경우 처형하겠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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