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무라 노부다카 일본 외상이 16일 을사조약이 맺어진 1905년을 “한국지배 일보를 내디딘 해”라고 표현, 물의를 빚고 있다. 일본 외상의 이같은 발언은 일본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주장으로 해석되고 있어 한일정상회담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日외상, “1905년, 한국지배 일보 내디딘 해”. 식민지배 정당화**
일본 교도(共同) 통신에 따르면 마치무라 외상은 이날 도쿄의 한 강연회에서 “1905년에 이토 히로부미가 한국 통감에 임명됐고 5년이 지나 한-일 병합이 이뤄졌다”면서 “말하자면 한국 지배의 분명한 일보는 1905년이어서 내년은 중요한 해”라고 말했다.
마치무라 외상은 2005년이 한-일 국교수립 40주년인 점과 관련해 내년이 ‘한일 우정의 해’라는 점을 언급하고 “내년은 양국간에 1백주년이 되는 중요한 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같은 발언은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형식이지만 일본의 식민지배를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어 파문을 낳고 있다. 교도통신도 이와 관련 “식민지 지배를 긍정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발언”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날 발언은 17~18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한일정상회담이 시작되는 민감한 시점에 불거져 나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일정상회담 앞두고 또다시 망언 되풀이**
마치무라 외상은 이처럼 자신의 발언이 파문을 낳자 이날 총리 관저를 방문한 자리에서 “역사적 사실을 말한 것”이라면서 “무엇이 식민지 지배를 긍정한 것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일본 외무성도 “내년은 제2차 한일협약 1백주년으로 한국측에는 역사인식을 둘러싼 미묘한 해에 해당하기도 하기 때문에 일본측으로서도 이 점에 생각이 미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며 “식민지 지배를 긍정하는 취지는 결코 아니다”고 적극 부인했다.
하지만 마치무라 외상은 9월 외상 취임 직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당연한 행동”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고 한일간 외교 중대사를 앞두고 이같은 망언이 되풀이돼왔다는 점에서 의도된 발언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 직전에는 집권 자민당 아소 다로 정조회장이 “일제때 창씨개명은 당시 조선인들이 원해서 이뤄진 것”이라면서 “한글 문자는 일본인이 가르쳤으며 의무교육 제도도 일본이 했다”고 주장, 파문을 낳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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