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관련 협의차 방한하기에 앞서 중국을 방문한 조셉 디트러니 미국 대북협상 특사는 “북한을 설득하는데 나서달라”고 중국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태도가 강조점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조기 재개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설득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美, 6자회담 조기재개 관련 중국에 북한 설득 요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8일 조태용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디트러니 미국 특사와의 협의결과를 설명하며 “디트러니 특사는 방한에 앞서 가진 방중 기간동안 중국의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나아가 ‘중국이 북측과 좀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대화를 해서 북측을 설득해 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디트러니 특사는 이같은 요청 사실을 우리측에 설명하고 아울러 기타 중국 방문 결과와 지난 11월 30일과 12월 3일 뉴욕에서 가진 북한과의 뉴욕채널 협의결과를 설명했다. 디트러니 특사는 이어 이날 협의에서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원하는 미국 입장에서 볼 때 6자회담이 조속히 확정이 안 된 점에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이러한 미측의 입장 표명에 대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에 일종의 불만을 갖고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이 6자회담 의장국이니만큼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으나 중국이 '여러 이유'로 그러한 역할을 못하거나 안하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최근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대표는 본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미국이 중국을 불신하는 6가지 이유가 있다"며 중국의 '정직한 중재자' 역할에 의문을 표한 바 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이날 협의에서 어떤 형태의 6자회담이라도 연말까지 열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타진키로 하고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내에 열리도록 긴밀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미측은 이번 협의에서 “회담이 재개되면 현재 테이블에 놓여있는 미-북 제안에 진지하게 협상하겠다”는 뜻을 재차 분명히 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이날 협의에서는 북에 대한 압박 등에 대해 “그에 관련된 어떤 단어도 나오지 않았다”며 “압박에 대한 공개 언급과 내부 검토는 큰 차이가 있으며 어느 나라건 정부 당국자가 압박을 밝힌 국가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 “北 근본적 변화 아니나 강조점 바뀌고 있어”**
한편 이 당국자는 “6자 회담이 현재까지 재개가 안되고 있지만 북측이 하고 있는 검토 작업이 일단락되면 조만간 재개되리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근거로 북측의 자세가 바뀌고 있는 점을 들었다. 그는 “북한은 몇 달 새 근본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강조점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은 성명이나 개인 대화 등 여러 표현 방법으로 6자회담에는 계속 참여할 것이며 좋은 것임을 밝혔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북한의 양자회담 주장 거론은 점차 없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6자회담에 대해 ‘주동적 발기’라는 표현까지 사용, 관심과 애착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면 북한이 설명하고 있는 6자회담 개최 '장애조건'과 관련, “적대시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등 추상적”이라며 “추상적이라는 점은 회담 재개에 긍정, 부정 양면을 가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주장이 추상적인 면에 머물고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안나와 답답한 면이 있으나 북으로서는 그만큼 행동의 여지를 많이 확보하고 있으므로 모종의 상황이 바뀌면 회담 재개는 그만큼 쉽다는 설명이다.
그는 아울러 "지난 6월말 3차 회담에서 처음으로 구체협상안이 나왔기 때문에 본격협상이 문턱까지 갔었다"며 "지금 최선의 상황은 3차 회담이 종료됐을 때의 국면으로 가는 것이고 당시 합의처럼 실무그룹이 모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4차 6자회담의 연내 개최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강한 가운데 북으로서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취임사나 연두회견 등을 보고 미국의 대북정책을 구체적으로 판단한 후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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