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북한은 이번 APEC 정상회담에서 만들어진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며 북한에 6자회담 참가를 강하게 촉구했다.
***반기문 외교, "북, 이번 기회 놓쳐선 안돼"**
반기문 장관은 이날 칠레 산티아고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한-중-일-러 정상과의 회담은 지연되고 있는 6자회담을 시작할 기회를 주고 있다"며 "북한은 이같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 장관은 "이러한 외교적 노력은 매우 호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부시 2기 내각이 출범하는 현 시점에서) 북한은 그들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보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회원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한은 이제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하며 전략적 결정을 내린다면 더 나은 미래가 앞에 놓여있게 될 것"이라며 "북한이 핵무기프로그램을 해체하는 과정에 들어가면 동맹국들은 안전보장과 경제 및 에너지 지원을 할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임시적 안전보장과 에너지 지원 용의"**
반 장관은 또 이날 인터뷰에서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한국안, 북한안, 미국안 등 3가지 방안 가운데 한국안의 이점을 강조, 눈길을 끌었다. 한국안의 효율성을 강조함으로써 미국에는 한국안에 동조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북한에는 이러한 진전 사항을 보고 결단을 내리도록 촉구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반 장관은 "미국안과 한국안은 유사하며 긴밀한 협력하에 만들어졌다"면서도 "한국의 '상호조율된 접근'은 북한의 핵포기 약속과 이에 상응하는 일련의 대북지원면에서 보다 유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호조율된 조치'의 의미에 관해서는 "북한이 핵개발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고 약속하면 우리는 일부 임시적인 안전보장과 에너지 지원을 할 준비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한국안의 일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협상의 본질은 상호간에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에 동의하는 것"이라며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며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며 때로는 창의적인 자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주도적 역할' 강조와 맞물리며 한국안 내용에 관심**
반 장관의 이같은 한국안의 효율성에 대한 강조는 최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한국안 거론과 맞물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파월 장관은 20일 칠레 외무장관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4차 6자회담을 위해 세가지 제안이 나왔다"며 한국안, 미국안, 북한안을 거론했다. 전문가들은 파월장관 발언과 관련, "이는 미국이 유연해졌음을 의미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에 앞서 한미 정상회담에서"6자회담 틀 내에서 한국이 좀 더 과감하고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조율한다"는 뜻을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었다. 이와 관련 반기문 장관도 "우리가 주도적 안을 만들어 관련국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도 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 진전을 위한 한국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혀 한국의 '중재자' 입장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불러일으켰었다.
실제로 정부 당국자는 21일 "나름대로 우리 안을 구체화시켜 워킹그룹이 열리면 내놓을 안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우리안에 담겨 있는 내용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마련한 안에는 핵폐기 준비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고 대북 에너지 지원에 미국을 동참시키는 등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국의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도 북한과 미국의 호응이 없다면 물거품이 될 수 있어 북-미 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이같은 제안에 공감하지 않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6자회담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고 이는 미국 강경파에 대북 제재에 대한 빌미를 제공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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