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언 라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은 19일 “북한은 외화획득을 위해 테러리스트들에게 무기급 플루토늄을 판매할 수도 있으며 이는 전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주한미군사령관이 노무현 대통령의 LA 발언과 정면 배치되는 이같은 발언을 한 배경을 놓고, 외교가에서는 한미 갈등이 증폭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주한미군사령관, “北, 테러리스트에 플루토늄 판매할 수도”**
라포트 사령관은 이날 공군 사관후보장교회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에서 “국제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우려는 북한이 외화획득을 위해 테러리스트들에게 무기급 플루토늄을 판매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전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핵은 자위수단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일리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LA 발언’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는 과정에 나왔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공개적 발언에 대해 뭐라고 말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주한미군사령관으로서 대한민국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요소로 3가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뒤 북핵과 관련, 이같이 답했다.
라포트 사령관은 이어 “적의 능력과 기회, 의도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은 분명히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할 기회를 가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북한은 미사일 및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점점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군사적 측면에서 북한은 상당히 가공할 전력을 갖고 있다”며 “북한은 1백20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최대규모의 특수작전부대, 잠수함 작전능력, 미사일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군사적인 측면에서 북한은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대통령 발언에 대한 반격,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도 내포**
라포트 사령관의 이같은 발언은 주한미군사령관으로선 극히 이례적으로 주재국의 대통령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2일 LA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외부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억제수단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이유가 반드시 누구를 공격하려 하거나 테러를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었다.
따라서 라포트의 이번 발언은 노대통령 발언에 대한 미국의 시각, 그중에서도 특히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시각을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라포트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방장관의 절대신임을 받고 있는 군부내 인사중 하나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이 테러리스트들에게 무기급 플루토늄을 팔 수 있다고 한 라포트 발언은 미국 정부가 북한이 핵물질을 제3자에게 판매할 경우 즉각 선제공격을 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나온 것이어서 한층 긴장케 하고 있다.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9일 부시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부사 정부는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 핵관련 물질이 제3자에게 이전하려는 단계를 진정한 레드라인(한계선)으로 규정해, 북한이 이 선을 넘을 경우 '즉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엄격한 대응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었다.
신문은 이와 관련, "레드라인을 침범했을 경우 어떤한 대응을 할 것인지 구체적 설명을 피했지만, 군사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경고를 밝힌 것"이라며 "부시 정권의 고위관계자가 레드라인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었다.
외교가에서는 라포트 사령관의 이같은 발언이 20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회적 경로를 통해 노대통령 발언에 대한 부시대통령의 입장을 밝힌 게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어, 한미정상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