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웅 국방장관은 11일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정부 관계자로서는 최초로 시인해, 향후 정부의 대북정책에 커다란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윤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의 북한의 핵무기 보유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여러 정보기관의 정보를 종합해 볼 때 1990년대초에 추출한 플루토늄으로 1~2개를 제조했을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적인 평가"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어 "북한이 만에 하나 (핵 공격) 능력을 갖고 도발을 할 경우, 우리는 핵 우산이라는 체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가능성에 대해 전략적으로 억지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윤 장관의 '북한 핵무기 보유' 발언은 그동안 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여부에 대해 '핵무기 생산 능력'만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온 것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한 예로 국방부는 2000년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추출 능력을 고려할 때 북한이 1~2기의 초보적인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중"이라고 밝혔었다. 또한 미국 등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도 정부는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따라서 군사-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한 것은 향후 북핵협상에 임하는 정부의 태도 변화와 대북 군사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로 국방부 일각에서는 윤 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북한의 재래식 무기를 위주로 작성된 작전계획 5027 등의 전면수정 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으며, 북핵협상 태도도 보다 강도높은 쪽으로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향후 우리나라의 대북협상 방식이 오는 20일께 열릴 것으로 추정되는 노무현대통령과 조지 W.부시 미대통령간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기도 해, 회담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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