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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트 장례식, 세계 애도속에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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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파트 장례식, 세계 애도속에 거행

각국 조문사절단 파견. 팔레스타인, 깊은 슬픔과 분노 표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유해가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한 가운데 12일 오전(현지시간) 장례식이 이집트 군장으로 거행된다. 삼엄한 경비속에 장례식을 마친 뒤에는 이날 바로 팔레스타인 라말라로 이동, 안장될 예정이다.

***아라파트 장례식 12일 오전 슬픔속에 거행**

프랑스 및 팔레스타인 국가와 쇼팽의 장송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프랑스를 떠난 아라파트 수반의 유해가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에 11일 밤 도착했다.

아라파트는 생전에 자신이 태어난 곳은 예루살렘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실제로 태어난 곳은 이집트 카이로이고 대학생활까지 이곳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마지막 길을 떠나기 위해 태어난 ‘제2의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셈이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장례식은 12일 오전 11시경 공항 근처 알갈라아 군클럽내 병원에서 시작되며 클럽 내 모스크에서 수니 이슬람 최고 권위기관인 알아즈하르의 셰이크 모하마드 사이드 탄타위 주도로 특별예배가 거행된 뒤 2백m 가량 운구행렬이 이어질 예정이다.

장례식은 엄숙하게 진행되나 치안 문제로 조촐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이며 대략 25분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2일은 또 이슬람들의 금요 합동 예배일이고 이슬람 최대 성일인 라마단 마지막 금요 예배일이어서 예배가 시작되는 11시 40분 이전에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장례식을 마친 뒤에는 아라파트 유해는 알갈라아 클럽 뒤편에 위치한 알마자 공군비행장에서 이집트 군헬리콥터 편으로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라말라로 운구된다. 라말라에서는 자치정부 청사인 무카타 안에 마련된 특별 묘역에서 이동식 콘크리트 무덤에 일몰 전까지 안장될 예정이다. 무카타는 그가 지난 3년간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가택연금을 당했던 곳이다.

***각국 조문사절단 파견, 미국은 격 낮춰 파견**

이날 장례식에는 50여개국의 정상과 외무장관 등 고위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아랍국 중심으로 16개 국가 정상들이 참석, 독립국가 수반의 서거에 준하는 예를 갖췄으며 미국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반대해온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외무장관을 보내 어느 정도 격을 높였다.

반면 이스라엘측은 조문단 파견을 거부했으며 미국은 중동특사를 지낸 윌리엄 번즈 국무부 차관보 단 한 명을 조문단으로 보냈다. 일본도 전 외무장관인 가와구치 요리코 총리 보좌관을 보내는 것으로 격을 조율했으며 우리나라는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공식 조문사절단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외에 중국은 후이량위(回良玉) 국무원 부총리, 러시아는 보리스 그리즐로프 국가두마(하원) 의장과 알렉산더 살타노프 외무차관을 파견, 미국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이날 장례식에는 그러나 일반 시민들의 조문은 허용되지 않았다. 장례식이 카이로 중심부에서 치러지면 지난 1970년 이집트 대통령인 가말 압델 나세르 이후 최대 인파가 몰릴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치안 우려로 일반인 조문은 허용하지 않고 장례식 장소도 공항 근처로 정했다. 일반 대중을 위한 추도식은 카이로 중심 지역에 있는 알아즈하르 모스크에서 별도로 이뤄질 계획이다.

***팔레스타인인, 깊은 슬픔과 분노 표출. “이제 고아”"이스라엘에 죽음을”**

아라파트를 잃은 상실감은 팔레스타인 전역을 깊은 슬픔에 빠뜨렸다. 팔레스타인은 현재 40일간의 추모일을 발표한 상태로 AFP 통신에 따르면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서안과 가자지구 거리로 몰려나와 아라파트의 마지막을 추모했다.

서안지구의 라말라에서는 수천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행진을 벌이며 ‘우리 마음과 피로 당신을 지지합니다’란 구호를 외쳤고 가자지구에서도 수천명의 시민들이 공중에 총을 쏘며 타이어를 모아놓고 불태웠다.

이러한 슬픔은 팔레스타인 지역뿐만이 아니라 중동전역에 흩어져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요르단과 시리아, 레바논 등지에서 난민 생활을 하고 있는 2백40여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아라파트의 죽음을 자신의 가족이 죽은 것처럼 슬픔과 분노, 좌절로 표현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에 죽음을”,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가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아라파트 사진을 들고 행진했고 일부는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이들은 또 “우리는 이제 고아가 됐다”고 슬퍼하며 이날 자신들의 상가를 열지 않고 철시했다.

이밖에 급진성격의 알 아크사 여단은 조직원들에게 '암살'과 '시오니스트 이스라엘'에 대한 복수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마스의 고위 지도자도 이스라엘을 가리키며 “이스라엘은 아라파트를 죽임으로써 평화 정착과정을 무너뜨렸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측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가 봉기를 촉발할 것을 우려, 군경에 안전경계조치를 내렸으며 이스라엘 정착촌과 동예루살렘에 군경병력을 추가 배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총리는 “아라파트의 죽음이 중동을 위한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을 자극해 중동 정세는 상당히 어지럽게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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