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팔루자가 탈환될 때까지 총공세를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의 재선을 계기로 팔루자의 이라크 무장저항세력부터 싹쓸이하겠다는 계산이다.
***팔루자 총공세 시작. 럼즈펠드, “탈환될 때까지 공세 중단 안해”**
일부 이라크군의 지원을 받고 있는 1만~1만5천명 규모의 미군은 8일(현지시간) ‘유령의 분노’ 작전으로 명명된, 전면적인 팔루자 총공세를 시작했다. 아직까지 주력부대가 팔루자 내부로 깊숙이 진격하지는 않았지만 팔루자 외곽 곳곳에서는 진격을 시도하기 위한 전면전이 치러지고 있고, 팔루자 북부는 일부 미군이 장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팔루자 총공세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임무가 완료되지 않은 채 공격을 중단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팔루자가 탈환될 때까지 대규모 공세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
배석한 리처스 마이어스 미군 합참의장은 “이번 공세가 후세인 정권 지지자들이나 외국출신 저항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마지막 무력사용은 아니다”며 “팔루자만큼 극적이지는 않아도 다른 기회들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팔루자 공세를 시작으로 이라크 전역에서 저항세력 소탕작전이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군은 팔루자 서부 일부 지역과 다리 2곳을 장악한 가운데 20분에 8차례 이상씩 공중폭격을 가하고 있다고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전했다. 미군이 동원한 무기는 F-16 전투기, AC-130기, 탱크, 공격용 헬리콥터, 야포 등으로 공중과 지상에서 전방위에 걸쳐 전면 공격을 가하고 있다. 4천명 이상의 미 해병과 육군도 일몰 후 탱크와 전투기 지원하에 팔루자 북서부 욜란 지역으로 진격했다.
저항세력의 반격도 거세 북서부 지역에서는 미군 탱크 2대가 공격을 받았으며 무인 항공기 한대가 팔루자 중심부에서 추락했고 미군 수송차량도 전소됐다.
***美 “민간인 희생 없을 것”주장하나 민간인 피해 속출**
이러한 미군 총공세가 시작되면서 민간인 피해가 크게 우려되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군은 잘 훈련 받았고 시가전에 알맞은 정밀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번 공격으로 다수의 민간인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벌써부터 민간인 사상자는 급증하고 있다. 팔루자의 한 의사는 AP 통신에 이날에만 민간인 12명이 사망했으며 5살난 소녀와 10살난 소년을 포함한 17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현재 팔루자에 거주하고 있는 민간인들의 정확한 숫자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30만명에 달혔던 시민 가운데 6만명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떠나갔던 상당수가 다시 팔루자로 들어와 10만여명이 잔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팔루자 공격이 이뤄지면 총선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던 수니파 이슬람학자협회측은 미군의 팔루자 공격을 비난하며 “이번 공격은 민간인과 무고한 시민에 대한 불법적인 행동”이라며 민간인 피해를 우려했다.
아랍 각국도 민간인 희생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이집트의 아흐마드 아불 가이트 외무장관은 “이라크인이나 외국 민간인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사실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라크인이나 다른 민간인이 희생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최대 이슬람 정치운동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은 이와 관련 성명을 발표, 팔루자 진격을 준비하고 있는 이라크군에 대해 “미군에 협력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이슬람 저항세력에게는 “단결과 불굴의 정신으로 미 점령군의 공세에 맞서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인 이야드 알라위는 “팔루자에서 극단주의자들을 뿌리뽑는 것이 민간인 생명을 보호하고 이라크에서 선거와 민주주의를 보호하는데 필요하다”며 팔루자 공격에 대한 환영의사를 나타냈다. 알라위 총리는 미군 공격에 앞서 이번 공격을 승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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