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보호 법률을 추진하고 있는 산림청이 백두대간 난개발에 앞장서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림청은 최근 경관 훼손과 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2000년 이후 개발이 중단된 채 방치돼왔던 속리산 인근 장성봉 일대의 토석 반출을 다시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역은 조만간 '백두대간 보호지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녹색연합, "백두대간 예정지에서 토석 반출하다니..."**
녹색연합은 8일 "산림청이 속리산 국립공원 접경 지역인 장성봉의 토석 반출을 지난 5월부터 다시 허가해 백두대간 훼손에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이 지역은 1997년 7월 경관 훼손과 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산림청이 채석 허가 연장을 거부해, 2000년 이후 개발이 중단됐던 곳"이라며 "이 광산은 2003년 제정돼 2005년 1월1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백두대간 보호지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산림청은 1985년부터 장성봉 광산 개발을 해온 원경광업소에 대해, "광산 규모가 커지면서 속리산 국립공원 경관 훼손과 백두대간의 자연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1997년 7월 채석 허가 연장을 거부했었다.
그러나 산림청은 2004년 5월 다시 "산림 생태계의 보호 등 보호가 필요한 지역으로 산림청장이 고시한 지역이 아니고, 문화재 등을 이유로 허가를 해서는 안 되는 지역이 아닌 곳"이라며 다시 토석 반출을 허가해, 캐낸 돌을 밖으로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산림청은 오는 1월부터 시행될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의 주관 부서로 그 동안 백두대간 보호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녹색연합은 "앞에서는 백두대간 보호를 주장하고, 뒤에서는 앞장서 백두대간을 훼손하는 정책을 펼치는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며 "산림청이 과연 백두대간 보호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산림청, "새로운 채석 아니라 복원 위한 자투리 토석 수거일 뿐"**
산림청은 녹색연합의 주장에 대해 "일부 오해가 있다"며 "새로운 채석을 허가해 준 것이 아니라 자투리 토석에 대한 수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산림청 영주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8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녹색연합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 5월 허가를 해준 것은 다시 채석 허가를 내준 것이 아니라, 지난 15년 동안 채석하면서 남은 자투리 토석을 수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5년 동안 광산에서 장석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인근 지역의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자투리 토석이 많이 있다"며 "업체에서 이런 자투리 토석에 대한 수거를 요청해와, 이에 대한 허가를 내준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렇게 업체에서 자투리 토석을 수거해갈 경우, 인근 지역에 대한 복구도 훨씬 더 수월해진다"고 답했다.
***"복원에 아까시 나무 쓰다니"-"아까시 나무는 척박한 땅 비옥하게 해"**
한편 녹색연합과 산림청은 일부 복구된 지역에 대해서도 그 효과를 놓고 시각이 크게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녹색연합은 "훼손지의 일부가 복구가 진행됐지만, 외래수종인 아까시 나무를 일률적으로 심고, 지반을 제대로 안정화시키지 않아 곳곳에 토사가 흘러내리고 있다"며 형식적인 복구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산림청은 "아까시 나무는 뿌리혹박테리아로 공중 질소를 고정해 척박한 땅을 비옥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며 "원래 그곳에 있었던 나무를 복원할 경우에는 그 효과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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