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의 대다수는 생명공학의 발달에 대해서 기대를 가지면서도 윤리적인 측면에 대해서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해서도 3분의 2 이상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특히 이렇게 우려를 표하는 경향이 20~30대로 갈수록 높아져 주목된다.
***"2~30대로 내려갈수록, 생명공학의 윤리 문제에 우려 커"**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 윤리ㆍ법ㆍ사회적 함의(ELSI) 연구팀과 한국과학기자협회가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과반수(65.8%)는 생명공학 기술을 육성하는 것이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여기면서도, 많은 수(63.3%)가 윤리적 측면에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의 20세 이상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10월6~8일까지 전화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전반적으로 생명공학에 대해 '(일부 문제가 있지만) 질병치료ㆍ의료발전 등 이익이 크다'(65.8%)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20~30대는 '문제점은 있지만 이익이 크다'는 시각이 더 높았고, 40~50ㆍ60대는 '질병치료ㆍ의료발전 등 이익이 크다‘는 의견이 더 높았다.
***"이종간 교배 실험, 대다수 반대", "복제인간 지금이라도 출현할 것"**
생명공학에 대해 갖는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현재 이루어지는 생명공학 연구의 윤리적인 측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결과는 정부가 생명공학 육성과 함께 사회적 합의에 적극 나서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사람 귀를 가진 쥐와 같이 동물과 인간을 결합해가며 하는 연구'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3.3%(절대 반대 38.3%, 대체로 반대 25.0%)가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특히 '절대 반대'라고 응답한 사람은 20~30대와 대학 재학 이상의 고학력자, 행정 관리직, 사무직 종사자 등에서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43.3%는 10년 이내에 복제인간 출생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도 가능하다'는 응답도 22.9%나 돼 '복제인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일부 과학자들의 주장을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GMO도 대다수 반대, EU-미국도 마찬가지"**
특히 응답자의 다수인 68.0%는 GMO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성별로는 남성(64.5%)보다는 여성(73.3%)이, 연령별로는 30대(76.3%)가, 직업별로는 가정주부(75.3%)의 반대 비율이 높았다.
이와 같은 GMO에 대한 거부감은 유럽연합(EU)과 거의 유사하다. 2002년 EU에서 15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네덜란드ㆍ독일ㆍ영국ㆍ이탈리아ㆍ프랑스 등 11개 국가는 GMO에 대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약한 지지 의사를 밝힌 나라는 스페인ㆍ아일랜드ㆍ포르투갈ㆍ핀란드 4국뿐이었다. 미국에서도 2003년 조사결과, GMO에 대한 반대의견은 48%로 찬성의견 25%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이런 결과는 생명공학계와 일부 초국적기업이 GMO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과 달리 GMO에 대한 대중적인 불신이 크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국민 정서와 무관하게 GMO 개발에 나서고 있는 우리 정부와 과학기술계도 경청해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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