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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단 동원했는데도 한계...시장이 공포에 질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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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단 동원했는데도 한계...시장이 공포에 질려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 공조'에 글로벌 증시 폭락

호흡기 감염병이 팬데믹이 될 경우 초래되는 경제위기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와 금융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라는 금융위기 해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경고가 현실화되는 것일까?

미국 중앙은행이 지난 3일 0.5%, 15일 1% 포인트라는 '빅컷'을 연속 단행해 기준금리를 0.00%~0.25%라는 제로금리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7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기로 결정한 바로 다음날인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오히려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악의 폭락으로 반응했다. 연준의 빅컷에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가들도 금리인하와 양적완화 조치로 '글로벌 동조'에 나섰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이날 뉴욕증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이 나온 지난 12일 기록한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폭락'을 자체 경신했다.

다우존스지수는 2997.10포인트(12.93%) 하락한 2만188.5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2일 2만9551까지 오르면서 3만 고지를 눈앞에 뒀던 다우지수는 불과 한 달 남짓 만에 2만선 붕괴 직전까지 몰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24.89포인트(11.98%) 내린 2386.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70.28포인트(12.32%) 떨어진 6904.59에 각각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이날 오전 9시30분 개장 직후, S&P 500지수 기준으로 7% 이상 급락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주가 급등락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15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제도로, 일주일새 벌써 세 번째 발동된 것이다. 시장의 공포는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더 자극받은 듯 거래가 재개된 이후 증시 낙폭은 더 커졌다.

"중앙은행 한계 목도하고 있을 뿐"

프린시펄글로벌인베스터의 수석전략가 시머 샤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인터뷰에서 "연준이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중앙은행 역할의 한계를 목도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시장은 남은 수단이 이게 전부라는 사실에 공포에 질려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의 하락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이 전해진 장 막판에 가속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정부와 지역의 지도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쏟아내는 발언이 갈수록 암울한 내용들뿐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개최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 참석해 국민에게 여행을 자제하고, 10명 이상은 모이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끝나겠느냐"는 질문에 "정말 훌륭하게 일을 한다면 위기가 7월이나 8월에 지나갈 것"이라면서 "경제가 계속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17일부터 3주간 식료품 구입 등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집에 머물라는 '자택 대피 명령'을 지시했고, 뉴저지 주는 오후 8시부터 오전 5시까지 통행금지를 권고했다.

프랑스에서는 사상 초유의 '외출 금지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캐나다는 자국민과 미국 국민을 제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경기침체->디플레이션, 금융시장 붕괴" 우려

핌코의 글로벌 경제자문 호아킴 펠스는 "시장은 현상황으로 볼 때 경기침체로 가는 것은 불가피하고, 다시 디플레이션으로 악화되고, 금융시장은 위축되다못해 붕괴되버리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유럽 주요증시들도 4~5%를 웃도는 폭락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4.10% 떨어진 5151.08로 장을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5.31% 하락한 8742.25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5.75% 내려간 3881.46으로 거래를 끝냈다. 유럽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의 이탤리40 지수는 8.35% 떨어진 1428.9로 거래가 끝났다. 이탈리아 다음으로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은 스페인의 IBEX 35지수도 7.94% 하락한 6103.00으로 거래를 끝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2450.37로 장을 마감해 5.25% 내려갔다.

국제유가는 결국 배럴당 30달러선이 무너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9.6%(3.03달러) 하락한 2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값조차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2.0%(30.20달러) 떨어진 1486.50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코로나 금융위기'에서 유일한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미국 국채만 가격이 상승했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0.22%포인트 급락한 0.722%를 기록했다. 10년여만의 최대 낙폭이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투자최고책임자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결국은 시간과 의약품만이 이 상황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개장부터 1700선이 무너진 채 폭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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