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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함에 지친 몸에 활력을 주는 한끼를

[고은정, 김형찬의 힘내라! 한국의 봄! ⑥] 활력을 주는 한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당연하다 여겼던 일상이 깨지고 있다. 슈퍼 히어로가 나타나도 단번에 해결할 수 없을 이 문제의 해답은 평범한 우리 삶을 지켜가는 데 있을 것이다. 할 일과 지켜야 할 것에 충실하면서 일상이 더 무너지지 않도록 돌볼 필요가 있다. 약선음식전문가 고은정 우리장학교 대표와 <프레시안>에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을 연재 중인 김형찬 한의사가 코로나19로 인해 건강 균형을 잃기 쉬운 시기 극복을 위해, 조용히 다가와 버린 봄에 맞는 제철음식 일곱 가지를 소개한다. 편집자.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문장은 2020년 봄을 맞이한 사람들의 마음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동명의 영화처럼, 위기의 상황에서 드러난 우리 사회의 민낯은 자본주의가 얼마나 인간을 황폐하게 만들 수 있는지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잘못된 실험은 폐기해야 하지만, 어쩌면 이 실험과 함께 인간 종의 역사는 최종 장을 맞이할지도 모르겠단 생각마저 든다.

지금처럼 위기란 인식이 지속되면 처음에는 신경이 바짝 곤두서서 눈을 똑바로 뜨고 지내겠지만, 사람이 끌어 쓸 수 있는 에너지에 한계가 있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지치게 된다. 환자들에게 '늘어진 용수철'이라고 비유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어느 날 문득, 등이 굽고 전에 안 쉬던 한숨을 자주 쉬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이런 상태에 빠져 있을 확률이 크다. 잡아당기기만 하고 느슨하게 풀지를 못하니 탄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만성피로와 예민하고 까칠한 신경반응은 늘어진 용수철 현상의 대표증상이다.

이 사태가 극적인 국면을 맞으면서 해결되어, 때론 권태롭기까지 했던 일상으로 빨리 돌아가면 좋겠지만, 바이러스 질환의 특성 상 평범한 일상을 회복하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확률이 크다. 그렇다면 이제는 전략을 조금 수정해서 장기전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먼 길을 가려면 배가 든든하고 힘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여섯 번째 날은 힘을 키우고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음식들로 차려본다.

▲ 지친 몸에 활력을 주는 한끼를. ⓒ고은정

기삼芪蔘밥

쳐진 기운을 올려주고 폐에서 힘차게 뿜어내는 힘을 키우는 황기를 달여 그 물로 밥물을 잡고 인삼과 대추, 그리고 은행과 밤을 넣고 밥을 짓는다. 달큰함과 향긋함이 밥알과 은행과 밤에 베어 들어, 밥 자체만으로 기운을 보하는 훌륭한 음식이 된다.

기삼밥은 점점 지쳐가는 사람들의 쳐진 어깨를 올리고 무기력한 일상에 활력을 불어 넣는 맛있는 풀무질이다.

<재료>
쌀 2컵, 황기 우린 물 2.5컵 (황기 40g, 물 1L), 밤 8개, 대추 4개, 은행 8개, 인삼 2뿌리

<만드는 법>
1. 황기를 물에 넣고 불에 올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최소로 줄이고 40분간 달인다.
2. 쌀은 깨끗하게 씻어 체에 건져 40분간 불린다.
3. 인삼은 구석구석 깨끗하게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4. 밤은 속껍질까지 벗겨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는다.
5. 대추는 깨끗하게 씻어 씨를 발라낸다.
6. 은행은 프라이팬에 굴려 속껍질을 벗겨 놓는다.
7. 냄비에 불린 쌀과 황기 우린 물, 밤, 은행, 대추를 넣고 밥을 한다.
8. 밥물이 잦아들면 불을 최소로 줄이고 인삼을 넣는다.
9. 15분간 뜸을 들이고 불을 끈다.
10. 4~5분간 후뜸을 들이고 밥을 고루 섞어 그릇에 담아낸다.

소고기낙지탕

힘을 키우는 한 끼에는 역시 좋은 단백질이 더해지면 좋다. 소고기와 낙지를 넣고 탕을 끓인다. 지친 위장이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무를 더하고, 후추를 듬뿍 넣어 맛과 향과 소화를 돕는다. 숟가락이 밥과 탕 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다 보면, 속이 든든해지고 바람 빠진 풍선 같던 몸이 다시 차오른 듯 듯하다. 그러면서도 속이 편하니 기분이 썩 괜찮아지고 시야가 좀 넓어진다.

'내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주변을 좀 더 잘 살피는 것이 최선이겠지!'

소고기낙지탕은 흔들렸던 몸과 마음의 뿌리를 다잡아주는, 활력을 위한 밥상의 맛있는 중심추다.

<재료>
소고기 300g(양지머리, 혹은 사태), 무 200g, 다시마 3장, 낙지 4마리, 대파 2뿌리, 국간장 1큰술, 소금 약간, 물 1L

<만드는 법>
1. 소고기는 덩어리째 찬물에 씻거나 마른 행주(혹은 키친타월)로 핏물을 뺀다.
2. 냄비에 소고기와 다시마, 무, 대파 1뿌리를 통째로 넣고 물을 부은 뒤 센 불로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20분간 더 끓인다.
(이때 거품은 걷어내야 국물이 맑고 깔끔한 맛이 난다.)
3. 낙지는 밀가루와 소금으로 문질러 씻어 놓는다.
4. 국물이 완성되면 체에 받쳐 국물을 따로 두고 소고기와 무는 건져 나박썰기를 한다.
5. 대파는 깨끗이 씻어 어슷썰기를 한다.
6. 따로 둔 국물 4컵에 소고기와 무를 넣고 간장으로 색을 내고 간을 하여 끓인다.
7. 재료들이 어우러지고 무와 소고기가 익으면 손질해놓은 낙지를 넣고 썰어 놓은 대파를 넣고 불을 끈다.
8. 모자라는 간은 소금으로 하고 마무리한다.

더덕고추장무침

기삼밥과 소고기낙지탕은 기운을 불어 넣는 든든한 조합이지만, 스트레스가 많은 일상에는 담박함에 더해지는 자극적인 맛이 좀 필요하다. 쌉싸래한 맛과 좋은 향을 가진 더덕이 이럴 때 좋다. 음을 보하면서 열을 내리는 더덕은 피로로 생긴 염증을 다스리는데 좋고, 그 맛과 향은 밥과 탕의 힘과 어울려 한 쪽으로 편중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준다. 여기에 고추장을 더해 맛에 악센트를 주고 울체됨 없이 잘 흘러가도록 한다.

더덕고추장무침은 밥과 탕의 맛과 효능을 배가하는 부스터이자, 피곤함의 바탕에 깔려있는 답답함이 만들어 낸 화에 대한 속 깊은 배려다.
<재료>
더덕 200g
무침 양념 : 고추장 1/2컵, 배즙 3큰술, 참기름, 깨소금, 파, 마늘

<만드는 법>
1. 더덕은 깨끗이 씻는다.
2. 씻어 놓은 더덕의 껍질을 벗긴다.
3. 껍질 벗긴 더덕을 방망이로 두들겨 편다.
4. 고추장 양념을 만든다.
5. 더덕에 무침 양념을 넣고 바락바락 주물러 무친다.
6. 그릇에 담아낸다.

꿀마늘차

이제는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고 싹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마늘을 쪄서 꿀과 으깬다. 따뜻한 물에 타도 좋고, 아이들이라면 우유에 타서 마셔도 좋다. 꿀의 달콤함은 피로를 풀고 긴장된 몸을 눅여주고, 그 단맛을 타고 몸에 스며든 마늘은 속을 덥히고 몸을 훈훈하게 데운다. 이 둘의 조화 속에 밥과 탕과 찬의 힘이 한데 어우러져 뭔가 해야 겠다는 의욕이 솟는다.

꿀마늘차는 전염병 시대에 피로와 염증을 잡는 일석이조의 포석이자, 활력을 위한 화룡점정이다.

<재료>
마늘 200g, 꿀 200g

<만드는 법>
1. 마늘을 김이 오른 찜기에 올려 20분간 찐다.
2. 찐 마늘을 으깬다.
3. 으깬 마늘에 꿀을 넣고 잘 갠다.
4. 병에 담아놓고 필요할 때 한 숟가락씩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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