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일으키는 색소 사용한 초콜릿-젤리 시중에 유통"

식약청, "미국만 금지하고 있어, 안전성에 문제 없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전면 사용 금지된 발암물질이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초콜릿, 젤리, 사탕류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대해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 색소가 유럽, 일본 등에서는 사용중이며 그 유해성도 입증되지 않아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어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환경연합, "발암물질 포함 초콜릿, 젤리 유통돼"**

서울환경연합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어린이 기호식품 27개 제품을 수거해 식약청 공인실험기관인 모 연구소에 의뢰한 결과 11개 제품에서 타르계 색소인 '적색2호'가 검출됐다"고 19일 발표했다.

연구소의 분석결과 젤리류는 O사의 M제품, C사 K제품 등 4가지 제품에서, 사탕류는 L사의 J제품, N사 P제품 등 6가지 제품에서, 껌은 H사의 P제품 등에서 '적색2호'가 검출됐다. 이 가운데 7개 제품은 제품 포장에 '적색2호' 사용 여부도 표기되지 않은 채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환경연합은 "이번에 확인된 '적색2호' 등 타르계 색소는 단지 쉽게 소비자들의 눈에 띄게 하기 위해 제품의 색을 선명하게 하는 용도 이외에는 제품의 보존력을 높이거나, 맛을 풍부하게 하는 등 다른 첨가 요인이 없다"며 "식약청이 색소 사용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면류, 단무지, 두부, 김치류, 메주, 고춧가루, 카레, 토마토케첩, 어육가공품, 즉석건조 식품 등 47개 품목에 대해 '적색2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선호하는 초콜릿, 젤리, 사탕류에는 별도의 사용금지 조항을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6년에 미국 FDA, "발암 물질 판정 후 사용 금지"**

'적색2호' 등 타르계 색소는 원래 섬유의 염료로 사용되기 위해 개발됐다. 그 후 타르계 색소들이 식품 첨가물로 쓰이면서 발암 위험, 알레르기 및 천식 유발 등의 부작용이 지적돼 그 유해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국(FDA)이 지난 1976년 흰쥐에 '적색2호'를 혼합한 사료를 1백31주간 투여하는 실험을 한 결과, 암이 발생해 전면 사용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일본 등에서는 여전히 쓰이고 있는 상황이다.

***식약청, "미국 금지한다고 따라 금지하라는 법 없다"**

한편 서울환경연합의 지적에 대해 식약청은 '적색2호'의 안전성에 대해서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식약청 관계자는 "미국이 사용 금지를 내린 후에도 유럽, 일본 등에서는 쓰이고 있으며,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사용을 승인한 색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허용 색소도 유럽과 비교할 때 2분의 1 수준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보수적으로 첨가물을 규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식품에 '적색2호' 사용을 금지한 것은 색깔을 덧칠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것을 우려해서지 '적색2호'의 유해성 때문은 아니다"며 "미국 한 나라에서 금지했다고 무조건 따라서 금지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서울환경연합의 주장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