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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봄을 이길 시래기밥과 냉이된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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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봄을 이길 시래기밥과 냉이된장국

[고은정, 김형찬의 힘내라! 한국의 봄! ①] 소통의 한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당연하다 여겼던 일상이 깨지고 있다. 슈퍼 히어로가 나타나도 단번에 해결할 수 없을 이 문제의 해답은 평범한 우리 삶을 지켜가는 데 있을 것이다. 할 일과 지켜야 할 것에 충실하면서 일상이 더 무너지지 않도록 돌볼 필요가 있다. 약선음식전문가 고은정 우리장학교 대표와 <프레시안>에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을 연재 중인 김형찬 한의사가 코로나19로 인해 건강 균형을 잃기 쉬운 시기 극복을 위해, 조용히 다가와 버린 봄에 맞는 제철음식 일곱 가지를 소개한다. 편집자.

고은정, 김형찬의 힘내라! 한국의 봄!

햇볕에 온기가 묻어나고 꽃은 피건만, 사람들의 마음은 얼어붙고 일상은 무너져간다. 인간의 탐욕으로 야생동물 안에 봉인되어 있던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되어 폭발한 이번 사태는, 우리가 자랑하는 문명의 한계와 야만을 여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내일도 오늘과 같을 거란 당연한 기대가 아주 사소한 일에 의해 너무도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모든 사람이 느끼고 있다. 무탈하게 보낸 무심하게 여겼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소중한 것은 늘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언제까지 공포와 분노가 일으킨 불안에 휘둘리며 살아야 할까.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그 본질을 들여다볼수록, 지금의 우리사회가 이유를 알 수 없는 광기에 휩싸여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마치 그 동안 쌓여있던 모든 불안과 불만이 이번 일을 계기로 표출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문제는 푸는 것이지, 문제가 어렵다고 출제자를 욕하거나 시험지를 찢어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국가와 기관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감시와 조언을 하는 한편, 시민은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하면서 일상을 온전하게 지켜야 한다. 이것이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최선일 것이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일상의 기본은 숨 쉬고 먹고, 움직이고 쉬는데 있다. 스포츠센터가 문을 닫았다면 동네 공터나 공원에 가서 힘차게 숨도 쉬고 몸도 적극적으로 움직여보자. 잠은 조금 더 많이 자고, 제목이 전부인 쓰레기 같은 뉴스에 정신을 뺏기기보다는, 가족과 대화하고 좋은 책을 읽는 편이 낫다.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따뜻하고 건강한 밥 한 끼를 해먹자. 위기에 빠져 허우적대느라 중요한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바이러스가 강제한 무너진 일상을 평소 놓치고 살았던 휴머니즘으로 채워보자.

힘내라! 한국의 봄! : 일곱 날 중 첫날 – 소통의 한 끼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단어 중에 하나가 바로 '면역'일 것이다. 바이러스 감염의 특성상 특정 약물이 완벽하게 치료할 수 없고, 바이러스와 면역계의 전투에서 발생하는 증상을 콘트롤하면서 자연치유 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젊고 평소 건강했던 사람들은 감염이 되어도 잘 낫지만, 노약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음식에는 무엇이 있을까? 조금 실망스럽겠지만, 이 질문에 '이것만 먹으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통치약 같은 음식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의 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음식들이 있다. 바로 우리가 오래전부터 철마다 찾아 먹었던 제철음식이다. 제철을 맞은 건강한 식재료들은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과 병을 예방하고 치유하는데 필요한 성분을 가득 품고 있다. 이런 재료들을 이용해 화려하지 않지만 신선하고 담박한 음식을 하루 한 끼라도 제대로 챙겨먹고, 경험과 연구를 통해 면역증진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것들을 적절하게 더한다면, 이 시기를 건강하게 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음주나 흡연, 그리고 과로와 수면부족과 같이 염증반응을 촉진하고 피로를 더하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꾼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할 일을 다 했다면 더는 불안에 휩싸여 지내지 않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 이롭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다.

앞으로 소개하게 될 일곱 날의 몸을 돌보는 제철밥상 중 첫날의 주제는 소통이다. 이 한 끼를 통해 공포와 분노와 혐오가 불러일으킨 불안으로 생긴 답답함이 조금이라도 풀렸으면 한다.

▲ 시래기밥과 냉이된장국, 편강. ⓒ고은정

시래기 밥과 냉이된장국

인삼과도 안 바꾼다는 가을무의 힘을 품고, 상하로 잘 통하게 하는 줄기의 속성을 지닌 무청은 속을 편하게 하고 몸 안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는데 효과적이다. 풍부한 섬유질은 장에도 유익해서, 많은 독소에 노출되는 현대인들이 즐겨 먹으면 좋은 식재료 중 하나다. 가을과 겨울을 나며 잘 마른 무청 시래기를 넣어 밥을 짓고, 이제 제법 실해진 달콤 쌉싸래한 냉이를 넣고 된장국을 끓여 낸다. 내세울 것 하나 없는 밥과 국이지만, 그릇이 비어갈수록 불안과 긴장으로 답답했던 속은 편안해지고, 구수하고 향긋한 봄내음이 몸을 훈훈하게 풀어낸다.
'그래, 이 시절도 언젠가는 지나가겠지!'
시래기 밥과 냉이된장국은 답답한 속을 풀어내는 울체의 해결사이자 평상심의 회복이다.

시래기밥

<재료>
쌀 2컵, 삶은 시래기 250g, 물 2컵, 들기름 1큰술, 간장 1큰술

<만드는 법>
1. 시래기를 삶아 얇은 겉껍질을 벗긴다.
2. 껍질 벗긴 시래기를 2~3cm정도의 길이로 썰어 분량의 들기름과 간장에
조물조물 무친다.
3. 불린 쌀을 압력솥에 담고 시래기를 얹은 후 물을 부어 밥을 한다.

비빔간장
간장 1큰술, 물 1큰술, 쪽파 3뿌리, 다진 마늘 1작은술, 고춧가루 1작은술,
참기름(들기름), 깨소금

시래기 삶기
1. 시래기를 따뜻한 물에 불린다.
2. 불린 시래기의 물을 버리지 말고 삶는다.
3. 센 불로 삶다가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40분간 더 삶는다.
4. 시래기가 다 삶아지면 물을 버리지 말고 식을 때까지 그대로 둔다.
5. 시래기의 물을 맑은 물로 갈아주면서 하루 이틀 더 물에 담가둔다.
6. 시래기의 껍질을 벗겨내고 조리한다.

냉이된장국

<재료>
냉이 150g, 육수 6컵, 된장 2큰술, 대파 1/2뿌리

<만드는 법>
1. 멸치, 다시마, 표고버섯, 파뿌리 등으로 육수를 낸다.
2. 냉이를 다듬어 깨끗하게 씻어 건진다.
3. 대파는 깨끗하게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어슷하게 썰어 놓는다.
4. 육수를 냄비에 넣고 된장을 풀어 끓인다. (두 번에 나눠서 간을 하면 좋다.)
5. 된장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준비해둔 냉이를 넣고 다시 끓기 시작하면 대파를 넣는다.
6. 대파의 숨이 죽으면 불을 끄고 그릇에 담아낸다.

꼬막무침

이른 봄의 꼬막은 빼 놓지 말아야 할 식재료 중의 하나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좋은 공급원이자, 열을 내리고 음혈을 보하는 약성을 지닌 꼬막은, 계절 변화와 스트레스로 지친 간의 피로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추위를 이겨내며 단단해진 꼬막의 식감과 양념장과 어우러진 좋은 맛은 꼬막무침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재료>
껍질 꼬막 1kg, 청주 1큰술
달래 30g

무침 양념 : 멸치액젓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통깨 1큰술, 참기름 1큰술

<만드는 방법>
1. 꼬막은 찬물에서 바락바락 비벼 여러 번 씻어 건진다.
2. 찬물에 씻은 꼬막을 냄비에 넣고 물을 자박하게 부은 다음 불에 올린다.
3. 청주 1큰술을 넣고 물이 끓어 오르기 직전에 불을 끈 후 주걱으로 저어 남은 열로 데치기를 마무리한다.
4. 꼬막의 껍질에서 살을 분리해 따로 담아 놓는다. (대략 300g 전후가 됨)
5. 달래는 다듬어서 씻어 건져 놓는다.
6. 무침 양념을 만든다.
7. 분리해둔 꼬막살과 달래를 넣고 무침 양념으로 무친다.

편강

단출하지만 꽉 찬 한 상을 물리고, 편강 한 조각을 입에 문다. 잠깐의 단맛이 지나 흘러나오는 알싸한 매콤함을 즐기고 있으니, 텔레비전 속 아나운서들의 위기감 넘치는 목소리가 조금 부드러워지고,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비친 마스크 한 장에 날이 섰던 내 모습이 조금 부끄러워진다.
'내가 너무 과민해진 것은 아닐까?'
단맛으로 긴장을 풀어내고 매운 향으로 소통을 돕고 따뜻한 성질로 몸을 데우는 편강은, 전염병의 시대에 즐기면 좋은 건강한 주전부리다.

<재료>
생강 300g, 설탕 300g

<만드는 법>
1. 생강을 껍질을 벗기면서 깨끗이 씻는다.
2. 깨끗이 씻은 생강을 얇게 편으로 썬다.
3. 편으로 썬 생강을 물에 넣고 한 번 씻거나 끓는 물에 데쳐 건진다.
4. 손질한 생강편과 설탕을 둥근 팬에 넣고 같이 잘 섞는다.
3. 불을 켜고 센 불로 끓인다.
5. 생강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이고 가장자리에 하얗게 설탕이 앉을 때까지
서서히 끓인다.
6. 설탕 녹은 물이 걸쭉해지면 약한 불로 줄인다.
7. 생강이 타지 않게 잘 저어주면서 생강과 설탕이 한데 어우러져 무거운 느낌이 날 때까지 계속 끓인다.
8. 수분이 거의 없어진 팬의 설탕은 과포화상태가 되어 다시 설탕화가 된다.
9. 불을 끄고 남은 열로 계속 저어준다.
10. 생강에 스며든 설탕을 제외한 모든 설탕이 다시 설탕이 된다.
11. 체에 넣고 생강과 설탕을 분리한다.
12. 설탕은 담아두고 차로 마시거나 음식을 할 때 쓴다.
13. 뚜껑이 있는 용기에 편강을 담아두고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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