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미국민 5천만명이 시청한 TV 토론의 위력은 대단했다. 대선 TV 토론회가 열리기 전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5%에서 11%포인트까지 뒤졌던 존 케리 민주당 대선 후보가 토론회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2%포인트 앞서며 승세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미 대선은 지금부터"라는 얘기가 실감나는 대목이다.
***<뉴스위크> 美대선TV토론 이후 케리 판세 역전, 부시에 2% 포인트 앞서나가 **
2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여론조사에 따르면, 케리 후보는 랠프 네이더 무소속 후보까지 포함된 부시 대통령과의 3자대결에서 조사대상 등록 유권자의 47%의 지지를 얻어 45% 지지에 그친 부시 대통령을 2%포인트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TV토론직후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는 토론회 당일인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천13명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방식으로 진행됐다. 케리의 2% 포인트 우세는 4%의 오차범위내 수치이기는 하지만, 토론회 전만 하더라도 최대 11%포인트까지 차이가 났던 여론조사 판세를 완전히 뒤집은 것이어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네이더 후보를 제외한 양자 대결을 상정했을 경우에는 두 후보간 격차는 좀더 벌어져 케리 후보는 49%, 부시 대통령은 46%의 지지율을 획득, 3%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이같은 판세 역전은 당연히 TV 토론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뉴스위크> 조사에서 토론회를 최소한 일부분이라도 시청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74%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케리 후보가 더 잘했다는 비율은 61%를 차지, 19% 불과한 부시 대통령을 크게 앞질렀다. 16%의 응답자는 두 후보가 비겼다고 답했다.
***부시 호감도 및 직무수행지지도 7월후 처음으로 50% 밑돌아**
호감도에서도 케리 후보는 52%대 40%로 호감을 갖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이 크게 앞섰다. 반면에 부시 대통령 역시 49%대 46%로 호감도을 갖고 있다는 응답자가 앞선 것으로 조사됐으나, 부시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져 부시진영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 지지도 역시 지난 8월 공화당 전당 대회 이후 처음으로 50%을 밑돌아 46%로 주저앉았으며, 48%에 이르는 유권자들은 부시의 재선을 바라지 않는다고 응답, 재선을 바란다는 응답비율 46%을 웃돌았다.
그러나 여전히 55%의 유권자들은 부시가 이번 대선에서 재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반응을 보여 그렇지 않다고 전망한 유권자 22%를 크게 앞서, '현역 프리미엄'에 대한 당선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세부 항목에 대한 평가를 보면 이번 토론회 주제가 외교정책인 안보였기에 그 분야에 대한 변화가 눈에 띄었다. 우선 20%의 유권자들은 이라크가 가장 중요한 투표 결정 근거라고 답해 종전의 15%보다 5% 포인트 올랐으며 경제는 21%, 테러리즘과 국토안보는 26%를 차지했다.
이 항목 가운데 국토 안보 분야에서 부시 대통령은 52% 대 40%로 케리 후보를 앞섰지만 그 격차는 과거보다 줄어들었으며,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부시 대통령은 49% 대 40%로 케리 후보를 앞섰다. 그러나 전반적인 외교정책에서는 부시 48% 대 케리 47%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아울러 경제와 외국과의 경쟁, 의료 보장 등 경제 사회 문제 및 국내문제에서는 케리 후보는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오는 8일과 13일 계속 치러질 2차, 3차 토론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2차, 3차 토론회에서도 케리가 계속 앞설 경우, 오는 11월2일 치러질 미대선은 지난번 부시-고어의 대선 이상의 치열한 접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A 타임스 여론조사서도 케리 앞서**
미 대선 판세 분석에서 케리가 앞서나가기 시작했다는 여론조사는 <뉴스위크> 다음날 실시된 LA 타임스의 3일 조사에서도 똑같이 드러났다.
이 신문이 9월 30일부터 10월 1일 양일에 걸쳐 전국 등록유권자 1천3백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오늘 당장 대선이 실시된다면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란 질문에 47%만이 부시-체니 팀을 꼽았으며 49%가 케리-에드워즈 팀을 선택했다. 토론회 직전 9월25일부터 28일 사이 실시된 조사에서는 부시가 49% 대 45%로 앞섰었다.
이같은 상승은 물론 TV 토론 영향으로 54%의 시청자는 케리가 이번 토론회에서 부시 보다 더 잘했다고 응답했고 부시가 더 잘했다는 응답자는 15%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케리에 대한 인지도도 이전 52% 보다 5% 포인트 상승한 57%를 기록했다. 또 누가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42% 대 29%가 케리 후보 손을 들어줬다.
부시의 신경질적인 토론 방식이 결국 케리 후보쪽으로 '표심'을 몰고간 셈이다.
***<CNN/USA투데이/갤럽> 부시, 케리 지지도 동일**
한편 이같은 케리 후보의 상승세는 CNN과 USA 투데이, 갤럽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1일부터 3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천12명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방식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결과, 투표 의향을 내비친 유권자 중에서 케리 후보와 부시 대통령 지지도는 똑같이 49%로 나타났다.
전체 등록 유권자 사이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는 49%로 47%의 케리 후보를 앞섰으나 이러한 격차는 상당히 줄어든 것이다. TV 토론 이전 지난달 24일부터 26일 사이에 실시된 CNN/USA 투데이/갤럽 공동조사에서 투표할 의향을 내비친 유권자들은 52% 대 44%라는 큰 격차로 부시를 지지했었다.
세부 항목을 보면 경제문제에서 케리 후보는 51% 대 44%로 부시 대통령을 앞서 지난 여론조사 결과를 완전히 뒤집었다. 지난달 실시된 조사에서 같은 문제에서 부시는 51% 대 45%로 케리를 앞섰었다.
부시 대통령은 물론 '누가 더 이라크전을 잘 다룰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51% 대 44%로 케리를 7% 포인트 앞섰지만 이같은 수치도 이전 여론조사결과에서 나타난 격차보다 많이 줄어든 것이다. 이전에는 55%대 41%로 부시가 14% 포인트 앞섰었다. 테러와의 전쟁에서도 부시는 56% 대 39%로 앞섰지만 이같은 수치는 이전의 61% 대 34%보다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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