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권이 만 18세로 낮아지면서 투표권이 생겨 책임감이 생기는 기분이다. '정치판'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정치를 잘 몰라서 유권자로 결정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학교에서부터 정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이라고 해서 정치를 글로 배우는 개념이 아니라 정치에 진지한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교육이 중요하고 본다"
22일 오후 충남 천안시 대흥동 아트큐브 136에서 충남 청소년인권연합회 '인연'과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의 주최로 참정권을 갖게 된 만18세의 청소년 유권자와 고등학교 2학년의 예비유권자 등 20여명 모여 선거와 련령 의견을 나누는 토론회가 열렸다.
선거법이 개정 되면서 올해부터 만18세 투표권을 갖게 된 청소년 유권자들은 이날 정치와 선거, 유권자가 된 소감 등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또 자칫 교실이 선거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학생도 정치적 문제와 이를 해결책을 논의하기에 충분한 나이"라며 "토론과 소통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무조건 '교실이 정치판'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단정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천안 북일여고를 졸업한 이은지 씨(19)는 "학교가 정치화된다거나 학생이 선동될 수 있다는 논리는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민주주의에 반하는 생각"이라며 "학생들의 의견도 정치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게 하고 제대로 된 정치적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예은 학생(청수고 3학년)은 "정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어른들이 간섭해서는 안된다. 자율성을 주되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기서 말하는 교육은 정치라는 것을 이해하는 '기본적인 틀' 까지만이다. 정책이 세워지고 이를 실현해가는 과정을 배워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참정권을 갖게 된 학생들을 위한 학교 안 정치교육의 중요성도 제시했다.
올해 삼성고를 졸업한 석기범씨 (19)은 "교과목에 '법과 정치'라는 과목이 있다. 하지만 이는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이라며 "정치참여와 투표는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만큼 학교에서 과목으로 정치를 가깝게 접하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친구들에게 '정치가 뭔지 몰라 선거를 할지 말지 모르겠다' 라는 말도 자주 듣는다. 투표권을 부담감이 아닌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실질적인 교육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학생들은 선관위의 선거연령 기준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석기범씨는 "학생들에게 선거권을 주는 취지는 반길 일"이라면서도 "만 18세는 선거 운동을 할 수 있지만 같은 반 같은 학년이라도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17세인 학생는 이를 할 수 없어 학교 내 학생회 동아리 등에서 선거와 관련한 활동을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선거연령을 16세까지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예은 학생은 "학생들이 투표권이 없으니 학생이 아닌 학부모를 위한 정책이 만들어진다. 특히 교육감 선거 같은 경우는 만 16세가 투표권을 가져야 학생을 위한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민기씨(19)도 "새로운 유권자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는 후보가 대부분일 것"이라며 "만 18세 유권자가 50만명 정도 되지만 이를 미미한 숫자로 치부하고 곧 성인이 될 것이니 정년정책 공약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만 16세로 낮춰야 청소년들에 맞는 공약과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들은 예비 청소년 유권자들로서 다양한 정책도 제안했다.
김예은 학생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달에 한번 각 당에서 당론을 설명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이 정치와 정당에 대해 자율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최승혜 학생(청수고 2학년)은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학교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며 정치 의견을 나누는 공적인 토론을 장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학생 인권법 제정과 학생 참여 예산제도 등의 정책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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