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금지된 무기수출을 합법화하고 미국-일본간 군사동맹 범위를 현재의 '극동'을 넘어 '중동'으로까지로 확대하는 등 일본의 군사대국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무기수출 합법화, 자위대 관할범위 중동까지 확장"**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의 사적 자문기구인 '안전보장과 방위력에 관한 간담회'는 15일 모임을 갖고 이달말까지 총리에게 제출하는 보고서 작성을 위한 논점 정리에 들어갔다고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간담회는 17일에도 재차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간담회는 이날 회의에서 우선 무기수출을 금지한 현재의 '무기수출 3원칙'이 "불합리"하다고 판단, 이를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간담회는 미국의 미사일무기방어(MD) 구상에 일본이 거액을 들여 적극협력해 공동으로 무기를 생산하기로 한 만큼, 이 과정에 생산되는 무기는 수출이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키로 했다.
간담회는 또 미ㆍ일 안보조약이 미치는 범위에 대해 "극동을 넘어 중동까지를 시야에 넣어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였으며 이같를 견해가 보고서에 명기하기로 했다. 이는 '석유안보'를 위해 미국과 함께 중동지역의 석유자원 지배를 위한 군사행동을 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아시아 안보환경, 대단히 특수한 상황 맞고 있다"**
간담회는 또 주일미군 재편과 관련해서도 "단순히 재일미군 재편이 아니라 아시아지역에서의 미군의 역할과 일본 자위대의 역할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미-일간에 전략적 대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자위대의 역할 범위를 한반도까지 포함하는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하겠다는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간담회는 특히 이날 일본 방위력 정비의 전제가 되는 '안전보장환경'과 관련, "대량살상무기와 테러 등 새로운 위협에 대처할 필요가 커지고 있으며 일본주변의 한반도와 중국-대만관계 등 종전의 불안정 요인이 병존하고 있는 등, 안보환경이 대단히 특수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최근 한반도의 핵논란 등을 계기로 일본의 군사대국화 노선의 정당성을 합리화했다.
간담회에서는 또한 군비 근대화를 서두르고 있는 중국과 관련, "중국의 위협을 명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외교적 측면을 고려해 17일 모임에서 포함 여부를 최종확정키로 했다.
간담회는 이밖에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서 일본 자위대의 무기사용을 완화하는 방안도 보고서에 담기로 했으며, 이들의 활동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국제적인 안전이야말로 곧 일본의 국익"이라는 문구를 삽입하기로 했다.
간담회가 이달말까지 보고서를 작성해 정부에 제출하면 정부는 이를 토대로 오는 11월말 새로운 방위계획의 대강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를 계기로 일본의 군사대국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돼 우리의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이같은 일본의 군사대국화 야심이야말로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일본이 유독 한국의 핵실험을 '심각하게' 따져야 한다고 딴지를 거는 핵심요인이 아니냐는 게 외교가의 지배적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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