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982년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하지 않은 시설에서 우라늄을 전환해 1백50㎏의 금속 우라늄을 생산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모하마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한국의 핵실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해, 관련 의혹이 더욱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1982년, 1백50㎏의 금속 우라늄을 생산"**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정기이사회에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한국이 1982년에 IAEA에 신고하지 않은 시설에서 우라늄을 전환해 1백50㎏의 금속 우라늄을 생산했으며, 당시 한국에는 천연 우라늄을 '농축에 적절한 우라늄'으로 바꾸는 전환시설이 3곳 있었다"며 "이 우라늄은 훗날(2000년) 레이저 동위원소 분리 실험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그는 모두 보고를 통해 이같을 사실을 밝히고 우려를 표명한 뒤 추가 조사를 거쳐 오는 11월 4분기 정기 이사회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 보고서에서 한국이 핵안전조치 협정에 따라 IAEA에 신고해야할 우라늄 변환 농축과 플루토늄 분리를 보고하지 않은 것은 "IAEA관계자들은 이를 심각하게 우려스러운 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이 폭로한 내용은 과학기술부가 이전에 제기된 2건의 실험 의혹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누락된 사실이어서 한국의 핵실험을 둘러싼 의혹은 더욱더 증폭될 예정이다. IAEA는 천연 우라늄을 금속으로 전환하는 시설에 대한 설계 정보를 신고해 사찰을 받도록 하고 있으며, 생산된 금속 우라늄의 양도 엄밀하게 신고해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1백50㎏의 금속 우라늄은 원심 분리법을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계산할 경우 90% 농축도의 무기급 우라늄 0.7㎏을 얻을 수 있는 양이다. 통상 핵무기 1기를 만들기 위해서 25㎏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는 것을 염두에 보면 양 자체는 많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1980년대 한국 원자력계 상황에서 천연 우라늄 금속은 원자력 발전에 필수적인 물질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우라늄 농축을 위한 사전 준비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기부, "순수 학술 목적, 고의적 보고 누락 아니다"**
과기부는 이에 대해 "당시 천연 우라늄의 국제 시세가 고가(高價)여서 핵연료 국산화 차원에서 0.02%의 우라늄을 함유하고 있는 인광석으로부터 천연 우라늄을 추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시험 생산하게 된 것"이라고 13일 저녁 밝혔다.
과기부는 "1백50㎏의 금속우라늄은 수입 인광석으로부터 천연 우라늄을 생산해 월성 원전용 핵연료로 대부분 사용하고 남은 물량을 변환해서 1982년 만든 것이며 이때 만들어진 1백50㎏의 금속 우라늄중 소량을 2000년 우라늄 분리 실험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과기부는 "1백50㎏의 금속 우라늄중 실험에 사용된 것과 손실분을 제외한 1백34㎏을 현재 보관하고 있으며 이를 지난 7월 IAEA에 신고했고 IAEA사찰단도 지난달 말부터 이달초 실시한 원자력연구소에 대한 조사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언급한 '신고되지 않은 3개 시설'에 대해서는 "수입 인광석으로부터 천연우라늄을 생산한 시설과 천연 우라늄으로부터 금속 우라늄을 변환시키는 과정의 3개 시설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시설들은 이미 폐기됐으며 IAEA사찰단도 이번 조사에서 이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과기부는 "과거 핵연료 국산화 연구 과정에서 IAEA 신고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IAEA의 추가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순수 학술 연구 목적의 실험으로 고의적인 보고 누락이 아니었음을 IAEA에 지속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정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3차례에 걸친 한국 핵실험 의혹은 계속 증폭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을 포함한 외신은 14일 IAEA 소식을 자세하게 전하면서 "한국이 20여년에 걸쳐 주도면밀한 계획을 진행시켜 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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