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강도 怪폭발 의혹' 해프닝으로 끝나

北 "량강도 폭발은 계획된 댐공사 작업", 일부언론 또 '과잉보도'

지난 9일 북한 량강도에서 인지돼 국내외 일부언론에서 제기됐던 '핵실험' 의혹이 근거없는 억측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수력발전소 건설 위한 산압 폭파작업"**

영국의 BBC방송 인터넷판은 13일(현지시간) "핵실험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지난 9일 량강도 폭발은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산악 폭파작업이라고 북한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이날 "이 폭발은 수력발전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산악지역을 계획적으로 폭파한 것"이라고 밝혔다. 백 외무상의 이 발언은 북한을 방문중인 빌 래멀 영국 외무차관의 정보제공 요청에 대한 답변으로 나온 것이다.

BBC는 "북한은 지금까지 이 사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었다"고 전했다.

백 외무상은 또 북한이 폭발에 대해 더 일찍 설명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래멀 차관에게 북한 정부는 외국 기자들이 모두 거짓말말쟁이들이기 때문에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빌 래멀 외무차관은 영국 각료급으로서는 최초로 지난 11일 평양에 도착해 이날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중이다.

래멀 외무차관은 11일 지난 북한의 궁석웅 외무성 부상과 만나 핵과 인권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데 이어 13일 백남순 외무상과 만난 자리에서 '량강도 괴폭발'에 대해 물었으며, 이 자리에서 백 외무상으로부터 이같은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신화사 통신도 13일 "북한 외무성 관리가 이날 지난주의 북부지대에서의 폭발은 수력발전소 (건설계획의) 일환이었다고 확인해줬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이 관리는 신화사에게 백남순 외무상이 방문한 빌 래멀 외무차관에게 "이번 폭발은 수력댐을 건설하기 위해 산을 부수는 과정에 계획대로 발발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등 또 '과잉보도'?**

북한의 이같은 해명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규모 2.6 지진파 감지" 등을 13일 1면 톱기사 제목으로 뽑으며 북한의 '핵폭발 실험' 의혹 및 '군수공장 폭발', '미사일기지 사고' 등의 가능성을 제기했던 조선일보 등 국내언론이 또한차례 '과잉반응'을 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조선일보의 13일자 지진파 감지 보도는 일본언론 등에 의해 타전되며, 핵폭발 의혹을 증폭시켰다. 조선일보는 예전에도 '김일성 사망설' 등 세기적 오보를 낸 적이 있다.

한편 조선일보 지진파 감지 보도와 관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이희일 센터장은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난 김형직군 일대에서 지진이 있었다는 일부 보도가 있으나 실제 지진은 이 곳에서 1백~1백20㎞ 정도 떨어진 백두산 부근에서 발생, 폭발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백두산 부근 지진은 폭발사고 전후인 지난 8일 23시24분 18초께 2.6 규모로 발생했으며, 남한 중북부지역 9개 지진관측소(강원도 원주.간성.철원, 경기 강화.백령도, 충남 서산.홍성, 충북 청원, 경북 김천)에서 동시에 감지됐다.

이 센터장은 "1백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규모 2.6의 지진으로는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며 "특이한 것은 지난 룡천역 폭발사고때는 지진관측소에서 폭발에 의한 음파신호(대기중으로 전달)를 감지할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음파신호가 관측된 게 없어 관측 자료만가지고는 폭발이 없었거나 아주 작은 규모의 폭발이어서 감지가 안된것으로 밖에 볼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