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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문에..."졸업식이 단출해 너무너무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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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문에..."졸업식이 단출해 너무너무 아쉬워요"

교실에서 축소 진행...경남교육청 "시대별 졸업사진 공개, 아쉬움 대신"

“졸업식이 너무 단출해서 아쉬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졸업식 풍경마저 바꿔놓았다.

축하와 설렘으로 가득하던 ‘졸업식 축제’는 코로나19 공포 때문에 사라졌고, 왁자지껄하던 졸업식은 교실에서 조용하고 조촐하게 치러졌다.

꽃다발은 들고 축하하기 위해 학교를 찾은 학부모와 가족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참석 자제 요청 때문이다.

졸업식 특수를 노리던 꽃가게 상인 등 화훼업계도 줄어든 매출 탓에 속상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미 예상된 일이어서 어쩔 수 없지만, 하루빨리 이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했다.
▲14일 졸업식이 열린 경남 김해 삼계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졸업생 최초현(왼쪽), 이승찬(가운데), 김서준(오른쪽) 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탓에 간소하게 치러진 졸업식이 섭섭하다는 이들 졸업생들의 말처럼 축하하러 온 학부모와 가족 등도 참석 자제 요청에 따라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프레시안(김병찬)
“그래도 기념사진은 남겨야겠기에…”

14일 졸업식이 열린 경남 김해 삼계초등학교. 참석 자제 요청에도 서운함을 감출 수 없었던 몇몇 학부모와 가족들은 꽃다발과 선물을 들고 운동장에서 졸업식이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학부모 A(49) 씨는 “늦둥이 막내 졸업식인데 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운동장에서 기념사진만이라도 얼른 찍고 가려고 왔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학교 강당에서 치러지던 졸업식은 교실로 옮겨졌다. 방송시설로 학교장의 축사가 모니터를 통해 전해졌고, 담임교사가 교실에서 졸업장과 상장을 나눠주며 졸업식은 그렇게 금세 끝이 났다.

졸업생 김서준 군은 “6년 동안 다니던 학교를 떠나는데 졸업식이 너무 간단히 끝이 나서 많이 섭섭했다”며 “엄마아빠한테도 강당에서 졸업식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뭔가 재미있게 축하도 받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다”고 서운해 했다.

최지호 군도 “교실에서 졸업식을 하니까 별로 재미도 없고 부모님께 축하도 제대로 못 받는 것 같아 싫었다”며 “우리 친구들 졸업식은 완전히 망쳤다”고 했다.

김해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나 또한 졸업생을 둔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크다”며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는 게 우선이다. 정부와 교육부의 지침과 요청을 따라야 하지 않겠나. 학부모님들이 널리 이해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경남교육청이 공개한 옛 졸업식 사진 기록물.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마산 완월초등학교(1940년), 남해 이동초등학교(1964년), 양산 영천초등학교(1984년), 산청 산청초등학교(1966년) 졸업사진. ⓒ사진=경남교육청
“옛 졸업사진으로 아쉬움 달래요”

졸업식은 19세기 말 서양문화가 들어오면서 생겼다. 그 이전에는 서당에서 책 한 권을 다 마치고나면 ‘책씻이’(책거리, 책례, 세책례)라는 전통에 따라 축하의 의미로 떡을 돌리는 풍습이 있었다. 당연히 별다른 졸업식은 없었다.

일제강점기와 근현대사를 거치며 졸업식의 풍경은 시대의 변화와 궤를 함께 해왔다.

그럼에도 졸업하는 선배와 축하하는 후배, 학부모와 가족, 제자를 뿌듯하게 바라보는 선생님의 모습은 어느 시대 졸업사진에서나 보이는 따듯한 풍경이다.

경상남도교육청은 코로나19로 축소된 졸업식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도록 시대별 졸업 풍경 사진 10점을 공개해 도민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공개된 ‘졸업 풍경’ 기록물 사진 중 가장 오래 된 것은 1915년 사천 ‘곤양공립보통학교 졸업앨범’이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아픔을 반영하듯 칼을 찬 교원의 모습이 보인다.

1940년 마산 완월공립보통학교 졸업식 풍경 사진에는 일장기가 단상 벽면에 걸려 있고, 머리를 짧게 깎은 졸업생들이 줄맞춰 서 있는 모습이 생생하다.

남해 이동초등학교의 1964년 졸업사진에는 제16회 졸업생들이 28년 만에 학교 운동장에 모여 예전처럼 사진을 남긴 장면이 있어 이색적이다.

졸업생 1명만을 위한 졸업식 사진도 있다. 1944년 설립돼 2003년 폐교된 창녕 남지초등학교는 1990년대 들어서면서 학생 수가 점차 감소해 1996년 졸업생이 단 한 명이었다.
▲1915년 일제강점기 당시 사천 곤양공립보통학교 졸업사진. 칼을 찬 교원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경남교육청
▲2020년 졸업식. 진주 경남정보고등학교에서 열린 졸업식은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방송장비를 이용해 각 교실과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진=경남교육청
이번에 공개된 졸업식 사진 기록물은 경남교육청 기록관 홈페이지 ‘주제별 기록물’을 통해 누구든 열람할 수 있다.

김윤희 지식정보과장은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졸업식에 참가하지 못하는 학부모님들의 문의전화와 언론 인터뷰 등을 보며 많이 안타까웠다”며 “공개된 기록물들을 통해 간소화된 졸업식으로 생긴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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