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을 앞두고 한동안 유명 정치인들의 자진 불출마선언이 잇따른 이후 최근 들어서는 뜸해졌다.
요즘은 통합이 '발등의 불'이 되고 있는 야당에서 특정 정치인을 향한 불출마 촉구 목소리만 높을 뿐이다.
그런데 누구 하나 내가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정치인은 없다.
있다면,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정치 문턱도 넘어 보지 못하고 ‘정치신인’이라는 타이틀도 달아 보지 못한 채 ‘지지율 하락’을 우려한 민주당이 아예 예비후보로 등록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물러나게 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뿐이다.
또 농촌지역선거구 획정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19대 의원을 지낸 박민수 전 의원이 있다.
여기에 남원·순창 선거구에서 지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는 강동원 전 의원이 "지난 날 국회의원을 잘못 뽑아 남원이 완전히 망가졌던 고통의 상처를 기억하지만, 지금 그들이 다시 나타나 혹세무민하고 있다"라면서 "참으로 반성도 없고, 양심도 없고, 뻔뻔하고 염치도 없는 이러한 현실이 저의 불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불출마 선언을 했을 뿐이다.
전북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민주당은 10개 선거구에 정치신인을 포함해 전·현직 의원들이 모두 예비후보에 등록하면서 생존을 건 공천경쟁이 치열하다.
현역이든 예비후보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포장해서 선전하는데 열을 올리고 예산이야 상관없이 허황된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청와대 근무경험이 무슨 '보증수표'나 '요술지팡이'나 되는 것처럼 홍보하는데 열을 올린다.
심지어 어떤 예비후보는 야당 거물급 정치인과 교분이 두텁다고 자랑하면서 이를 빌미로 지역현안을 해결하겠다고 장담한다.
여당대표가 약속한 지역현안도 국회에서 낮잠을 자다가 20대 국회를 끝으로 곧 폐기될 운명에 놓인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답답하기만하다.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어떤 정치신인은 공약발표 기자회견장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벌써 민주당 공천만 받게 되면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것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가 핀잔을 받고 황급히 발언을 취소하는 일도 발생했다.
공천경쟁이 과열되고 '민주당 공천'을 따내면 '당선'이라는 공식이 이번 총선에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자 같은 당 예비후보끼리 인신공격과 허위사실 유포,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급기야 민주당은 이러한 자들을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공문까지 내려 보냈다고 한다.
유권자들이 눈살을 찌푸린다는 것은 아예 신경도 쓰지 않는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라 당적을 여러차례 바꾸다가 "우리는 뿌리가 같은 한 가족"이라면서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는 구호를 주고받으며 빨리 합치자고 성화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결국 무소속을 택하는 정치인들도 자기합리화’만 내세울 뿐 자기반성이나 유권자들에 대한 유감표명은 전혀 없다.
그냥 자기들의 이해관계와 필요에 따라 수시로 '이합집산'하면서 그 이유도 '묻지마'식으로 자고 나면 합치고 흩어진다.
국민들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관되게 유지하는 '정강정책'이란 있을 수도 없다.
그들에게 물을 수 밖에 없다.
"흩어질 때는 왜 그랬고, 몇 개월만에 다시 합치자고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지?" 말이다.
책임지는 정치인은 없고, 국민들을 혼란하게 하는 정치인들만 깃발을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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