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스포츠 3강에 굳건히 올라서며 세계 체육계엔 대분열이 발생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결산하며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한 말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동풍 타고, 미-러와 선두그룹 올라”**
2008년 베이징에서의 만남을 기약하며 그리스 신화의 땅에서 치러진 아테네 올림픽의 성화가 꺼지면서 그 어느 국가보다도 흥분한 모습을 보인 국가는 중국이었다.
금 32, 은 17, 동 14개의 메달을 차지해 '종합 2위'라는,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자 중국 언론은 물론이고 중국인들은 자국의 국력이 경제력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외교적인 힘을 뛰어넘어 스포츠계에까지 미치자 크게 감격스러워 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30일 “중국이 세계 스포츠 3강에 올라 세계 체육계가 대분열하고 있다”고 전한 데 이어 “중국은 러시아를 따돌리고 2위를 차지, 세계 체육계 구조에 분열이 발생했다”고 재차 강조하며, 흥분을 숨기지 못했다.
중국의 자긍심은 특히 미국과 육상, 수영 등 미국의 독식무대에서까지 잠식하며 막판까지 치열한 '1위 경쟁'을 벌였던 대목을 지적하며 미국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통신은 “미국은 비록 이번 올림픽에서도 '맹주'의 자리를 차지했지만 우세한 모습이 이미 줄어들고 있다”며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동풍(東風)을 타고서 선두그룹에 뛰어올랐으며 러시아를 제치고 미국을 뒤쫓는 실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중국, 세계 스포츠 3강 도약, 세계체육계 대분열”**
중국이 선두그룹으로 꼽은 국가는 금메달 35개로 ‘맹주’의 자리를 차지한 미국과 금메달 32개로‘미국 턱밑에 다다른’ 중국, 27개 금메달로 겨우 ‘턱걸이’한 러시아 등이다. 중국은 우선 이들 3개 국가가 “3강체제를 형성했다”며 과거와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강조했다.
과거 세계 체육계는 미국과 러시아가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었고 중국은 호주 등과 2위 그룹에 올라 있었으며 나머지 국가들은 3위 그룹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그러한 세계 체육계 구조에 지각변동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통신은 이어 미-중-러 3강 선두그룹에 뒤이은‘2위권 그룹’을 소개, 선두그룹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중국은 2위권 그룹을 소개하면서는 금메달 16개를 차지, 종합성적 5위를 기록한 일본을 “다크호스”로 표현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중국은 한국도 ‘2위권 그룹’으로 분류됐다.
통신은 이어 “아테네 올림픽은 오늘 성공리에 폐막했으며 올림픽 대전은 앞으로 4년후에 베이징에서 다시 막이 올라간다”며 4년후에는 반드시 1위를 차지하자며 전의를 불태웠다.
***“아시아판 강풍 불어, 세계체육강국 '옥좌' 올라”**
다른 언론들도 자부심이 넘실대기란 마찬가지였다. 중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가운데 하나인 시나(新浪)닷컴은 중국과 함께 일본, 한국이 10강에 들어 “아시아판 강풍이 불었다”며 중국은 특히 “세계체육강국의 '옥좌'”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도 30일자 사설을 통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아테네 올림픽에서 나부꼈으며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이 울려퍼졌다”며 “중국 국민은 감격에 북받쳤고 국민 사기도 고조됐다”고 감격에 겨운 목소리를 전했다.
신문은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 대표팀은 전세계를 상대로 중화민족의 자강불식(自强不息) 정신을 보여줬다”며 전면적인 소강사회(小康社會) 건설을 위해 전국 각 민족의 일치단결노력이 크게 북돋아졌다“며 정치적인 의미까지 부여하는 ‘야단법석’을 떨기도 했다.
신문은 이에 그치지 않고 “조국 중국은 그대들 때문에 자긍심을 느끼고 있으며 국민은 그대들 때문에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며 “체육의 건아들이여 고생했고 조국과 국민은 당신들의 귀국을 환영할 것”이라며 격한 어조를 드러냈다.
***“종합실력에서는 미-러와 격차, 2008년 올림픽선 줄일 수 있을 것”**
그러나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대비를 강조, 지나친 자만심을 경계하는 치밀한 측면도 보였다.
시나닷컴은 "미국과 러시아의 종합실력에 중국은 아직 미치지 못하고 일정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종합 메달수는 1백3개에 이르고 러시아도 92개에 이르지만 중국은 63개에 불과, “종합실력에서는 분명히 중국에 앞선다”는 것이다.
이번 아테네 올림픽 중국 선수단을 이끌었던 위엔웨이민(袁偉民) 단장도 29일(현지시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이전에 세운 목표는 모두 세웠다”고 기뻐하면서도 “금메달을 적지않게 땄지만 아직은 체육강국이 아니라며 ”2008년까지 4년의 시간이 있으며 이 격차를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겸손한 표현도 중국 전역의 열광적인 열기를 잠재우기는 힘든 모습이다. 차기 올림픽 개최 국가로서 이러한 자신감 표현이 2008년 올림픽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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