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나자프에서 미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였던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시아파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 시스타니가 제안한 5개안의 평화안을 받아들여 전세계적인 유가폭등까지 초래했던, 3주간에 걸친 격렬한 전투가 종식될 수 있는 중요한 전기가 마련됐다. 이라크 임시정부도 양측의 합의안을 수용했다.
***알사드르-알시스타니 평화안 합의, 임시정부 평화안 수용**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 밤(현지시간) 알사드르는 신병치료차 영국에 갔다 이날 돌아온 알 시스타니를 직접 만나 알시스타니가 제안한 5개항의 평화안을 전격 수용했다.
5개안의 평화안에는 ▲ 나자프와 쿠파, 무기 금지 도시 선언 ▲ 나자프에서의 모든 외국군 철수 및 무장단체의 무장해제 ▲이라크 경찰이 나자프 치안 담당 ▲이라크 임시정부, 교전에 의해 피해 입은 시민에 보상 ▲ 1월 총선 준비를 위한 인구조사 실시 등이 포함돼 있다.
알시스타니측 참모인 하메드 알 카파프는 알사드르의 수용 합의 소식을 전하며 “알사드르측 마흐디군이 몇 시간 안에 이맘 알리 사원을 떠날 것”이라고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와 관련 이라크 임시정부측도 환영의 뜻을 밝히고 합의안을 수용할 것임을 확인했다. 카심 다우드 국무장관은 바그다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알시스타니와 알사드르간 맺어진 평화안 수용뜻을 밝히고 “나자프와 쿠파에서는 더 이상 전투가 없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다우드 장관은 이어 “평화의 문을 열어 제꼈다”며 “미군 등 연합군도 아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가 명령을 내리자 마자 나자프에서 철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나자프 재건을 위한 지원을 약속하고 “알사드르를 체포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군측이 자신들의 나자프 철군을 명시하고 있는 이 평화안을 받아들일 것인지는 즉각적으로 나오고 있지 않은 가운데 미국 워싱턴에서 익명을 요구한 한 미 고위 관리는 단지 “우리는 발전 상황을 보고 있다. 우리는 매우 주의깊게 바라보고 있다”고만 말했다.
***3주간의 격렬한 교전종식 중요 전기 마련, 시스타니-사드르 권위 높아져 **
한편 이번 평화안의 성사로 알시스타니의 권위는 또다시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알시스타니가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 신병 치료차 영국에 간 것과 관련해서는 문제회피라는 거센 비난도 나오긴 했으나 돌아오자마자 평화안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권위는 또 한번 인정받게 됐다.
게다가 알시스타니의 호소로 수천명의 이라크인들이 바스라에서 나자프까지 평화행진을 시작했으며 나자프진입을 앞두고 이라크 경찰이 진로를 막자 알시스타니는 임시정부에 진입 허용을 요구, 승인을 받기도 했다.
또 30여대의 알시스타니와 측근들 차량이 바스라에서 나자프까지 가는 동안 1천여대의 차량들이 그 대열에 합류했으며 상당수의 지지자들이 이들 행렬을 환영하기까지 했다.
물론 알사드르의 위치도 더욱 공고히 돼는 계기가 된 것도 분명하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알사드르의 강경투쟁에 반감을 갖고 있고 이번 투쟁으로 자신의 마흐디군의 전투력이 많이 소진되기도 했지만 시아파뿐만 아니라 수니파까지 포함한 대다수 이라크인들에게 그는 반미 투쟁의 선봉으로 각인되며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안 타결 이전 24시간동안 나자프, 쿠파에서만 95명 이상 숨져**
평화안 타결로 교전 상태가 진정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라크 보건부에 따르면 25일부터 26일까지 나자프에서만 교전으로 55명이 숨지고 3백76명이 부상당했다. 또 쿠파에서도 적어도 40명이 사망했다.
특히 알사드르 지지자들이 몰려 있는 쿠파에서는 이슬람 사원이 박격포 공격을 받아 27명이 죽고 67명이 부상당했다. 당시 사원에는 나자프로의 행진을 위해 수천명의 시아파들이 몰려 있어 그 피해가 더욱 컸다. 공격 직후 알사드르 측근들은 미군의 공격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으나 미군측은 근처 이라크군을 공격하려던 저항세력이 쏜 박격포가 넘어간 듯 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공격에도 불구하고 사원에 모여있던 알사드르 지지자인 수천명의 시아파들은 나자프로의 행진을 시작했으며 이에 이라크 방위군이 발포, 적어도 3명이 숨지고 46명이 부상당했다. 또다른 행진에서도 이라크군과 충돌이 발생 15명이 사망하고 65명이 부상당했다고 나자프의 한 병원 관계자가 밝혔다.
한편 알라위 총리는 알사드르와 알시스타니간 평화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치안병력에 24시간 휴전명령을 내렸고 미군도 공세를 잠정 중단하라고 지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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