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아직도 정신 못차린 식약청 "몰랐다. 기사 빼달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아직도 정신 못차린 식약청 "몰랐다. 기사 빼달라"

강정-뻥튀기 원료 '中 찐쌀'서 표백제 다량 검출

강정, 쌀과자(뻥튀기), 곡물가공식품 등의 재료로 사용되는 중국산 '찐쌀'에 기준치를 훨씬 넘는 표백제 성분이 들어있는 사실이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8일 청와대 지시로 중국에서 수입되는 찐쌀을 조사한 결과 잔류기준(30ppm)을 초과한 이산화황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한 농업 전문가의 청와대 민원을 통해 이런 사실이 알려질 때까지 '중국산 찐쌀'이 이산화황에 오염된 사실도 몰랐고, "매일 먹는 것이 아니므로 인체에는 안전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언론 보도를 막기 위해 "기사를 빼 달라"고 읍소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산 찐쌀에서 표백제 성분 다량 검출"**

식약청은 18일 밤 "청와대 지시로 수입ㆍ유통중인 찐쌀 91건을 수거해 46건을 검사한 결과 이중 4건에서 잔류기준을 초과한 이산화황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검출된 4건은 각각 100ppm, 177.6ppm, 210ppm, 211ppm으로 기준치 30ppm의 3~7배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식약청은 또 중국산 찐쌀로 쌀강정 등을 가공한 국내 2개 제조업체의 5개 제품을 검사한 결과 이중 쌀강정(대사각), 쌀강정(소사각), 쌀재료(튀밥), 백미찐쌀 뻥튀기 4개 제품에서 각각 60ㆍ60ㆍ90ㆍ90ppm의 이산화황이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중국산 찐쌀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 이산화황은 재고 쌀을 쪄서 가공하는 과정에서, 3~5년 묵은 누런 쌀을 하얗게 보이기 위해서 첨가하는 공업용 표백제에 포함된 것이다. 표백제의 이산화황은 장기간 섭취할 경우 신경염, 기관지염, 천식을 일으키며 발암 물질로 분류하기도 한다. 특이 아이들의 경우 인체에 더욱 해롭다.

이미 중국에서도 표백제 성분이 첨가된 찐쌀이 사회적 문제가 된 바 있어서, 중국 쌀 수출업자들은 이산화황이 다량 함유된 것을 알면서도 국내에 팔아넘긴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찐쌀은 2003년부터 수입이 급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떡과 떡볶이, 미숫가루 등의 재료로 쓰이고 일부 음식점, 단체급식의 도시락이나 백반, 김밥에도 사용된다.

***식약청, "매일 190g 이상 먹지 않는 한 인체에 안전해"**

한 농업 전문가가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하기 전까지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던 식약청은 "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이기는 하지만 인체에 별 문제가 없다"고 해명해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청와대에 최초로 민원을 제기한 농업 전문가는 중국에서 찐쌀 제조업체가 표백제를 사용하는 현장을 목격한 뒤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청은 "이 제품들이 실정법상 기준에 부적합한 제품이기는 하지만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다"면서 "200ppm의 이산화황이 함유된 찐쌀 192.5g을 매일 섭취해야만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1일 섭취 허용량에 접근하는데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약청은 이미 지난 13일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찐쌀(멥쌀, 찹쌀 등)의 수입을 잠정적으로 통관보류 조치하고, 17일 중국 정부에 이를 통보해 재발방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수입업체에서 보관중인 관련제품을 압류하는 한편 유통 경로를 추적해 가공식품업체에서 보관 중인 제품도 압류키로 했다.

***식약청,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면서 "기사 빼 달라" 읍소**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해명한 식약청이 한편으로는 이런 사실을 보도하려는 언론사에게 "기사를 빼 달라"고 읍소한 사실이 확인돼, 지난 '불량 만두 파동'과 'PPA(페닐프로판올아민) 사태'에 이어 식약청의 한심한 행태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이번 사실을 제보를 통해 처음 알게 된 경향신문은 19일 "(이런 사실을) 보도하려는 순간 식약청은 보도를 방해하는 상식 밖의 행동을 보였다"며 "(18일) 6시쯤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식약청은 또 고계인 식품안전국장과 김병태 식품관리과장이 직접 경향신문사를 찾아와 김지영 편집국장을 만나 기사빼기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그들은 "봐달라. 기사를 발표할 때까지 쓰지 말아달라"며 "쓰더라도 식약청 책임 부분은 너무 부각시켜주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청은 이런 보도 자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밤 11시에 긴급 보도자료를 발표하는 상식 밖의 행태를 보였다. 지난 'PPA 사태' 당시 토요일에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에 대해서 집중적인 비난을 받은 지 채 3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식약청은 이번 '중국산 찐쌀' 파문으로 또 한번 스스로 국민 건강을 책임질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했다. 보건복지부의 식약청 조직 및 업무혁신 선언이 자칫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식약청의 현실 때문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