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이 페닐프로판올아민(PPA) 함유 감기약의 위험성을 경고한 연구보고서를 축소 왜곡 발표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은폐사실이 드러나자 심창구 식약청장은 "자리에 연연하지는 않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6일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 6월 하순 서울대 의대 신경과 윤병우 교수 등이 제출한 PPA 복용과 출혈성 뇌졸중 발생간의 관련성 연구결과 최종보고서에는 결론에 감기약에 포함된 PPA가 뇌졸중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구체적 숫자로 적시했으나 식약청은 이러한 사실을 보도자료나 기자회견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최종보고서는 "PPA 감기약을 복용하고 3일 이내에 출혈성 뇌졸중이 생길 위험도는 감기약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여자는 9.15배, 남자는 4.21배 높다"고 적시돼 있다.
그러나 식약청은 지난 31일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PPA 성분의 뇌졸중 발생 위험도는 전체적으로 2배가량 높고, 여성에게 좀더 위험하다"며 숫자를 축소왜곡해 발표했다.
최종보고서는 또 이같은 조사결과에 기초해 "감기약에 함유된 PPA의 복용이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며 이는 30세 이상의 모든 연령에서 공통된 현상으로 특히 여성에게서 뚜렷하다"고 적시하고 있으나, 식약청은 "통계학적으로 유의성(有意性)은 다소 부족하나 PPA 복용으로 인해 출혈성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짐을 부정할 수 없다"고 축소발표했다.
식약청의 이같은 축소 은폐발표는 미국에서 PPA사용 금지를 발표한 뒤 4년동안 식약청이 시간을 끌며 PPA감기약 시판을 허용한 것이 제약회사들과의 유착 때문이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한층 증폭시키는 것으로, 여론은 심창구 식약청장의 사표 처리로 이번 사건을 무마하려 하지 말고 유착의혹을 전면 수사해야 한다는 쪽으로 급속히 흐르고 있어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 등 정부 관련부처의 대응이 주목된다.
아울러 심창구 식약청장이 약사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제약회사 등에 대한 엄정한 감시업무를 하기 위해선 차기 식약청장은 제약업계나 약사와 무관한 제3의 공정한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는 여론도 드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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