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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 "제 '사건'은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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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 "제 '사건'은 역사에 기록될 것으로 믿습니다"

송 교수 부부 독일로 출국, 독일서 강의-집필 예정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2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송두율(59) 교수가 부인 정정희(59)씨와 함께 5일 오후 2시35분 프랑크푸르트행 루프트한자 LH713편을 통해 독일로 출국했다.

송 교수는 이날 낮 12시30분께 변호를 맡은 김형태 변호사 등 지인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1시간여 동안 머물다 출국했다.

송 교수는 "독일에서 10월부터 시작되는 겨울학기에 맞춰 몇몇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책을 집필할 계획"이라며 "겨울학기가 2월 중순까지 계속되니까 그 이후에 입국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입국 시기와 관련, "한국을 떠난지 38년만인 지난해 9월 중순 입국해 11개월만에 떠나게 됐다"며 "일단은 모든 것이 정상화돼야 하지 않겠나. 아직은 돌아오는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아있는 대법원 판결이나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성격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송 교수는 출국에 앞서 천주교인권위원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양심수후원회, 통일연대 등 4개 사회단체에 각각 50만원씩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날 공항에는 서울대 김세균 교수와 서강대 박호성 교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 송교수석방대책위원회 학생 등 10여명이 나와 배웅했다.

송교수 부부는 출국에 앞서 그동안 자신을 도와온 지우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편지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음은 송교수 부부의 편지 전문이다.

***편지 전문**

사랑하고 존경하는 벗들,

저희들은 3주가 10개월로 연장될 수 밖에 없었던 서울체류를 마치고 오늘 독일로 돌아갑니다.

그동안 저희들을 따뜻하게 보살펴주셨던 많은 분들을 일일이 찾아 뵙고 작별인사를 드려야 하는 것이 도리이지만 저희들의 직장생활과 건강문제 때문에 빨리 돌아갈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지난 10개월동안 저희들을 항상 위로해주시고 용기를 불어넣어주신 사랑하는 그리고 존경하는 벗들이 없었더라면 정신적으로는 물론 육체적으로도 저희 자신들을 지탱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정열적으로 변론을 맡아주신 변호인단, <대책위>를 중심으로 끈질긴 투쟁을 벌였던 여러 인권과 사회단체들, 그리고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무수한 개별 인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 드디어 지난 7월 21일 진실이 밝혀질 수 있었습니다.

이 시대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관용과 상생을 바탕으로 한 우리 민족의 화해, 평화 그리고 통일을 실현하는 데에 있어서 제 <사건>은 분명히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개인적으로나 가족적으로 잃은 것도 있습니다만 얻은 것도 반드시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출발을 위한 하나의 기회라고 저희들은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난 이틀동안 광주를 45년만에, 제주를 40년만에 찾았습니다. 저희들의 구두 밑창에 묻혀온 흙과 모래알의 흔적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 여러분들을 다시 찾아 우리 모두의 꿈과 희망에 대하여 긴 시간을 함께 나누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독일말에는 "Einmal ist kein Mal (한번으로는 흡족하지 않다)"이 있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로 계속 이어지는 여러분들과의 뜨거운 만남을 기약하며 오늘 여러분들의 곁을 떠납니다.

무더위에도 여러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2004년 8월 5일 송두율, 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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